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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루 500만갑 … '아시아 최대' 담배공장 가보니

KT&G 영주제조창, 국내 수요 40% 이상 차지
"담배도 식품처럼" … 생산현장 청결 중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난 25일 경상북도 영주시 외곽에 위치한 KT&G 제조창. 축구장 15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넓은 대지 위에 자리잡은 건물은 얼핏 담배공장이라기보다는 녹지공간을 잘 갖춘 연구소처럼 보였다.

공장 건물로 발걸음을 옮겨 위생모를 갖춰 쓰고 에어워시룸을 통과해 현장에 들어서니 비로소 담배잎 특유의 냄새가 났다. 원료 보관창고에서 옮겨진 잎담배가 이물질선별기와 자외선소독기를 거친 뒤 잘게 잘려지고 건조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냄새라고 했다.


현재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담배는 '레종'과 '보헴', '시즌', '더원' 등 국내 및 수출용 제품 12여종.

상품 종류별로 향이 가미된 담배잎 원료(각초)는 권련지에 말고 필터를 연결해 하나의 담배로 만들어진다. 이어 담배 20개비씩 한 개의 갑 속에 담기고 은박지와 비닐 포장을 두른 뒤 다시 10갑씩 묶여 담배 한보루로 탄생하게 된다.


각 공정마다 기계 속에서 움직이는 담배는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부분의 설비가 1분에 담배 500갑(1만개비)을 생산하는 속도라니 그럴 만도 했다. 15개 생산라인 중 3개 라인에서는 1분에 800갑(1만6000개비)이 만들어졌다.


담배 제조공정은 원료가공에서 제조, 포장, 보관 및 출하까지 전 단계에서 자동화 및 네트워크화된 첨단시설에 의해 일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각 생산라인은 컴퓨터 중앙제어시스템으로 통제하기 때문에 현장 근로자들은 기계가 문제 없이 작동되고 있는지, 불량품이 잘 걸러지고 있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기만 하면 된다.


영주제조창 홍보담당 서은옥 씨는 "생산된 담배는 30분마다 성분과 온도, 습도 등이 기준치에 맞게 생산되고 있는지 품질 검사가 이뤄진다"며 "무엇보다 담배 역시 식품이라는 인식 아래 생산 현장의 위생 관리에 세심히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묶음(보루)으로 포장된 담배는 다시 커다란 상자에 500갑씩 담겨 상자포장기로 이동한다. 이를 무인로봇이 자동으로 적재하고 운반해 초대형 창고에 보관하게 된다.


파렛트 위에 올려진 담배 상자는 제조일자에 따라 차곡차곡 쌓인다. 어두껌껌한 창고 속에 족히 아파트 7층 높이는 될 정도로 아찔하게 쌓여있지만 자동화된 적재시스템에 따라 한치의 오차 없이 쌓아올려지고 있었다.


하루에 담배 1만~1만7000상자를 생산할 수 있는 이곳 영주제조창에서는 최대 27일치 생산량을 보관할 수 있다. 생산된 담배는 대게 보름 안에 전국의 영업소를 거쳐 소매점으로 판매된다.


정상 유통되는 담배라면 제조일자로부터 2~3개월, 최대 6개월까지 그 맛과 향이 유지되지만 그 이상 시간이 지나면 풍미가 조금씩 떨어진다는 게 KT&G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서 한가지 팁. 담배에도 적정 유통기한이 있다. 담배 갑 아랫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음각으로 찍혀진 복잡한 숫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701890925'라고 적혀 있다면 이는 영주제조창(7) 18번 기계(018)에서 이달 25일(90925)에 생산된 담배라는 뜻이다. KT&G는 전국에 4개 제조창을 두고 있는데 신탄진은 1번, 광주는 3번, 원주는 8번으로 표기된다.


영주제조창에서만 하루에 11~15t 차량 25대 분량이 출고되니 차량당 600상자(시가 7억5000만원),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매일 188억원 어치의 담배가 실려나가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도 최대 규모다.


함기두 영주제조창장은 "이곳의 모든 담배는 첨단시설에 의해 일괄 생산되고 숙련된 기술자들이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맛과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며 "금연 열풍으로 국내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넘어설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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