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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총리, 정운찬 후보자에 "대통령과 다투지 말라"


"국무총리는 역사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고, 국민과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 출세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특히 대통령과 다투거나 대립각을 세워서는 안된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이같은 충고를 남겼다. 특히 한 총리는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이며, 대통령과 다투거나 대립각을 세우는 자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3일 총리공관에서 총리임기 1년7개월여를 마치면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4일 정 후보자가 총리로 내정된 후 총리 집무실에 찾아왔을 때 몇 가지를 부탁했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정 후보자에게 우선 총리 자리의 역사성을 강조했다. 국민들이 다 보고 있고, 역사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도 필요하다. 즐기거나 출세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백제의 계백 장군이 가족들을 모두 죽인 뒤 전쟁에 나가 목숨을 던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나라를 위해 각별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말도 전했다.

한 총리는 또 "총리 자리는 대통령과 다투거나 대립각을 세우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과 교수 때와 관료가 됐을 때 말하는 것도 다른 만큼 구분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두 사람만의 이야기도 나눴는데, 이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임기를 끝낸 소회에 대해 "처음 총리가 됐을 때 국무위원들에게 네 가지를 당부했는데 지금까지 모든 국무위원들이 큰 과오 없이 일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후 첫 국무회의에서 청백리 내각, 철물(察物 : 세상 물정을 살핌) 내각을 강조하는 한편 부처이익을 좇지 말고 국가이익을 지향할 것을 주문했었다. 또 해외에서 기업에 비해 정부의 이미지가 낮은 만큼 세계에서 존경받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성숙한 세계 내각'이 돼야 한다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었다.


한 총리는 총리 임기중에 매일 써온 일기도 일부 공개했다. 이미 6권째에 접어든 '총리일기(總理日記)'라는 제목의 일기에는 국무회의와 각종 업무를 진행하면서의 소감과 과제, 여론 추이와 이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촛불집회와 올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장례과정 등 한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겪은 총리로서의 깊은 고민과 성찰을 담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자원외교를 위해 해외출장을 다녔던 이야기, 국무회의 등에서 있었던 일들도 세세하게 적었다.


일기에는 자신이 직접 스크랩을 한 신문기사와 사진 등이 붙어있고, 만년필로 빽빽하게 기록된 글들로 가득 차있었다.


한 총리는 "매일 업무를 마치고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일기를 썼다"며 "나중에 회고록을 만들어 역사의 기록물로 남겨놓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공부장관을 지냈던 1988년부터 13대 국회의원을 끝낸 1992년까지의 기록을 130여개의 녹음 테이프에 남겼으며, 김영삼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1994~1995년에도 일기를 썼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퇴임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유엔에서 각종 회의들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대외적인 일을 많이 할 것"이라며 "임기중에 민생탐방을 했던 화순, 정읍, 청도, 진도 등에도 다시 한번 여유 있게 가보고 싶다"고 답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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