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원/달러환율도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을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14포인트 상승하면서 1695.47를, 원/달러환율은 1206.00으로 마감, 1.5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국내 증시에 외국인투자자의 대규모 선물매도를 불러와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키는 등 상승장에 악재가 됐던 과거의 경험이 있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에 따라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내수주 등 그동안 소외된 업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화강세 수혜주=증시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 하락 추세가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음식료 전기가스 해운 항공 철강 등 전통적인 원고 수혜주들이 부각될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외화표시 부채 보유나 원화표시 원자재 가격 인하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증권과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화 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강세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와 항공, 철강, 제지업종 등이 우선 수혜업종으로 꼽았다.
음식료업종은 원재료 수입 비용 감소효과와 외화부채 보유에 따른 외화 환산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재무적인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사, 오뚜기, 대상, 오리온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항공 및 운수업종은 달러화 기준 비용이 수입보다 크기 때문에 비용 감소 효과가 있고, 항공기나 선박 구매에 따른 외화부채가 외화환산이익을 발생시켜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관련 수혜종목으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한진해운, 대한해운 등이다.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포스코, 동국제강, INI스틸 등 철강업종도 원화강세 수혜주로 꼽힌다. 외화 순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원화 강세 국면에서 원화표시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는 고려아연이나 한국전력, 대한항공 등도 주목할 종목으로 회자된다.
◇원화강세 증시 파장은=전문가들은 환율강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1100원선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지만 않는다면 부정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원화 강세가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외국인 매도 공세 완화로 수급 구조가 안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고유가 부담과 원재료 가격의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수입물가에서 비롯되는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와 기업 설비투자 촉진 등 원화 강세의 순기능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경우 하반기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으면서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