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저주를 풀었다"
최나연(22ㆍSK텔레콤)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우승 직후 "마지막 18번홀 버디퍼트를 앞둔 상황에서의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우승없이 보냈던 저주의 세월을 풀었으니 앞으로는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동시에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최나연은 마지막 18번홀 상황에 대해 "연장전에 가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홀까지 193야드 남은 두번째 샷을 앞두고 워터해저드가 신경 쓰였지만 하이브리드클럽으로 과감하게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볼은 약간 빗맞았지만 해저드를 넘어 그린 앞 프린지에 떨어졌고, 최나연은 가볍게 '우승 버디'를 챙길 수 있었다.
최나연은 "9번홀부터 3연속보기를 범했을 때는 '이번에도 또 무너지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모두 우승의 과정이었다"고 했다. 최나연은 이어 "후반에는 동반플레이를 펼치던 (신)지애가 '왜 그렇게 긴장하냐'고 격려까지 해줬다"며 "(지애와)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안정감을 되찾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석달 전부터 부모님을 한국으로 보내고 혼자 생활하고 있는 최나연은 "혼자서 밥도 해먹고 주위에 많은 친구들이 있어 힘들지 않다"면서 "미국생활에 점차 적응해가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최근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의 캐디였던 폴 푸스코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최나연은 "우승 경험이 있는 캐디가 필요했다"면서 "고비 때 마다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료들로부터 맥주 세례를 받은 최나연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준 김송희(21)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송희 역시 최나연처럼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는 선수. 최나연은 "송희에게 이번에는 내가 '저주'를 풀었으니 다음에는 네가 반드시 우승하라고 했다"고 웃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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