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 '명예회복'에 상금왕 도전까지
"이제는 홀가분합니다"
김대섭(28ㆍ삼화저축은행)이 20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골프장(파71ㆍ6757야드)에서 끝난 SBS코리언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 최종일 17번홀(파4)의 칩인버디로 김대현(21ㆍ하이트)을 꺾고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한 뒤 "무엇보다 3년 전 이 대회에서 스코어오기로 실격당했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내 더욱 기분이 좋다"면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1998년과 2001년 '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을 두차례나 제패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각광받았던 김대섭은 프로에 합류한 뒤에도 2005년까지 3승을 수확하며 순탄하게 정상의 길을 걸었던 선수. 김대섭은 그러나 2006년 이 대회 최종 4라운드 직후 스코어 오기로 실격당했고, 이때문인지 긴 슬럼프에 빠져 들었다.
김대섭은 "골프를 시작한 후 스코어카드 오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면서 "매번 이 대회에 오면 당시의 기억이 다시 생각나 심리적으로 위축됐는데 오늘 우승으로 악연을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김대섭은 이로써 지난해 한ㆍ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 샷'을 날린데 이어 1년만에 다시 승수를 추가하며 상금왕 추격에도 시동을 걸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 상금랭킹 2위(3억500만원)로 올라선 김대섭은 1위 배상문(23ㆍ5억600만원)과는 아직 2억원의 격차가 있지만 신한동해오픈 등 빅매치가 많이 남아 역전의 가능성이 남아있다. 김대섭은 "상금왕까지야 욕심내기 힘들지만 요즈음 샷 감각이 너무 좋다"면서 "앞으로 1~ 2승 정도는 더 챙길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김대섭은 군 입대를 앞두고 가족들에게 우승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일찌감치 지켜냈다는 것도 자랑거리. "오는 11월이나 내년 1월 사이에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한다"는 김대섭은 "이제는 규정이 바뀌어 제대후에도 시드권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군복무 기간 체력훈련에 매진해 제대후에도 잊혀지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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