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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가을의 문턱에 선 덕수궁에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패션쇼가 펼쳐졌다.
15일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에서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패션쇼 '스테리 나이트 인 궁(Starry night in 宮)'이 열렸다.
쇼는 고궁의 앞마당에 흰눈을 흩뿌리며 시작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 의상으로 갖춰입은 모델이 순백의 런웨이를 내딛었다.
숄과 모자가 합쳐진 흰색 패딩 고깔모자와 항아리 모양의 풍성한 실루엣의 스커트가 흰색의 런웨이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화이트의 모피 목도리, 흰색 스타깅, 온통 화이트로 물든 무대는 기본 정장에서부터 칵테일 드레스, 웨딩의상으로 점점 밀도를 높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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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소재를 사용한 의상들은 의외로 편안해 보이는 실루엣을 연출했다. 모델들의 경쾌한 워킹과 은사를 섞어 반짝이는 의상, 은색 슈즈 등이 화려하고 발랄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번 무대는 최근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뿔난어깨'(파워숄더)의 의상과 항아리모양의 칵테일 드레스가 인상적이었다.
무대는 분위기를 전환해 검은색-푸른색-붉은색으로 강렬한 느낌을 선보인뒤, 오렌지-보라-노랑 등 비비드한 컬러로 이어졌다.
특히 붉은 의상에 맞춰 붉은색의 스타킹을 신은 배우들이 등장하자 패션쇼장은 한껏 달아올라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의상들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등장할 법한 긴 항아리 모양의 옆트임이 있는 하늘하늘한 드레스에서부터 은색천을 누벼 갑옷처럼 연출한 중세느낌의 복장, 깜직하고 간결한 짧은 드레스까지 다양하게 펼쳐졌다.
두꺼운 의상들은 때로는 갑갑해 보이기도 했지만, 간결한 실루엣의 의상들은 의외로 모델의 몸에 정확하게 피트되며 일상복으로 입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이날은 덕수궁 야외무대에 걸맞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여러겹의 가운을 겹쳐입은 모델이 거대한 새처럼 날개를 펴고 목탁소리에 맞춰 합장을 한 뒤, 한겹 한겹 하늘거리는 가운을 벗어젖혔다.
판소리 리듬에 맞춰 오렌지-녹색-푸른색-보라색-핑크색 가운을 벗어던지니 핑크색의 깜찍한 아라비안 스타일의 드레스가 모델의 몸매를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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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의 피날레는 웨딩의상으로 꾸며졌다.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순백색의 신부들이 등장했고, 갖가지 화려한 웨딩의상이 공개됐다.
이날 쇼에 메인모델로 출연한 배우 장서희와 배수빈은 이별하는 연인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고, 뺨을 맞대고 사랑을 속삭이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 막바지에 장서희는 반짝이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배수빈은 몸에 꼭 피트되는 검은색 턱시도를 입고 고혹적인 결혼식 장면을 연출했다.
수천개의 보석이 반짝이는 듯한 웨딩드레스는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고, 열렬한 박수 속에 쇼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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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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