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황영기 회장, '직무정지' 중징계 확정(종합)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였던 금융당국의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직무정지 상당'으로 확정됐다. 황 회장은 이번 조치로 KB금융지주 회장직 연임이 불가능하고, 향후 4년간 다른 금융회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9일 진동수 위원장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의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3일 개최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황 회장에 대해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은행법 54조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상정했다.

금융당국은 황 회장의 우리은행장 재임 기간중 투자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은 부채담보부증권(CDO) 61건에 10억7000만달러, 신용부도스와프(CDS) 13건에 4억8000만달러 등 총 74건에 15억4000만달러 규모라고 밝혔다. 이중 12억5000만달러(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손실이 발생했고, 손실액 가운데 1조2000억원은 황 회장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황 회장이 우리은행의 자산증대 목표를 이사회가 정한 목표보다 10.5~17.7% 높게 잡았고, 별도의 지시를 통해 일반 회사채에 비해 고수익이지만 유동성·안정성이 취약한 CDO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사실상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2006년 3월 우리은행 리스크관리심의회가 CDO·CDS 투자에 대한 사전 심의 절차를 폐지하고 IB본부장에게 건당 5000만달러까지 전결투자토록 허용할때, 황 회장이 보고를 받고도 관련 법규의 위배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는 등 위험 관리와 내부통제가 철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에 대한 징계수위가 '직무정지 상당'으로 확정되면서, 황 회장은 관련 규정에 따라 제재일로 4년간 금융회사 임원 자격이 박탈된다. 황 회장이 현직(KB금융지주)을 유지하는 것은 법적 문제가 없지만 오는 2011년 9월 임기 만료 후 연임이 불가능하고, 타 회사로의 이직도 할 수 없다.


우리금융지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이달 중으로 예보위원회를 열고, 황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 예보의 징계는 '주의·경고·직무정지·해임' 순으로 높아지는데, 예보 역시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투자손실과 관련 황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에 상당하는 징계를 내리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징계수위가 확정되면서, 황 회장의 대응방향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회장은 금융위의 제재 결정 발표 직후 "저의 주장이 수용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또 "금융위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심사숙고 한 후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파생상품 투자손실로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우리은행에 대해 3개월간 영업 일부를 정지시키는 안건도 심의했지만, 별도의 영업정치 조치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는 "심의결과 '외화구조화증권 3개월 신규매입 금지'라는 영업 일부정지 제재가 실효성이 없고, 영업정지시 대외신뢰에 미치는 영향과 예금자 등의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 기관경고로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다만 우리은행의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제도 전반의 개선을 위해 금융감독원과 MOU를 체결하고 이행 조건 등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금융지주사 소속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공여시 담보확보의무 위반,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시 이사회 결의의무 위반 등의 책임을 물어 우리은행에 총 6억315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와 별도로 우리은행 임직원 46명에 대해서도 면직(1명)·감봉(6명)·견책(12명)·주의적경고(2명)·주의(25명) 등의 제재조치를 결정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