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유럽간 불공정무역 시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신경전도 한창 뜨거워지고 있다.
주중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2일 '유럽 기업의 중국 내 지위'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으며 유럽업체들의 중국 내수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르크 부트케 소장은 "중국이 겉으로는 비즈니스환경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면서도 속으로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부트케 소장은 중국의 무역장벽 사례를 몇가지 열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코카콜라의 후이위안(匯源) 주스 인수를 불허한 사실과 유럽의 금융 정보통신(IT) 관련 제조사와 이동통신업체들의 예를 들며 중국 당국이 부당한 조치를 통해 영업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트케 소장은 자동차의 경우도 중국 업체는 유럽의 자동차회사를 자유롭게 인수할 수 있지만 유럽 회사들은 중국에서 반드시 현지업체와 50대50 합작사를 운영해야 한다는 점도 불합리한 면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개혁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7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중국에서 국내외업체들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원 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과도 무역ㆍ투자 방면에서 보호조치를 철폐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유럽인들은 중국에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을 향한 중국의 불만도 거세다. 지난 1일(현지시간) 쑹저(宋哲) 중국 EU 대표부 대사는 EU의회 국제무역위원회에 중국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제재조치를 줄여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쑹 대사는 "유럽이 중국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늘리고 있다"며 "유럽에 진출한 많은 중국 기업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EU는 최근 중국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유례없이 늘리고 있다. 지난 7월말부터 3주동안 5건의 반덤핑 제재 결정이 이뤄졌다.
지난달 13일에는 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알루미늄 차량용 바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한편 "EU가 33%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 자동차제조사들도 비용상승을 감수해야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중국은 유화의 손길도 내보였다. 쑹 대사는 "유럽과 중국이 경쟁보다는 협력의 기회가 훨씬 더 많고 그런(협력하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올해 중국의 대EU 무역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며 유럽의 불만을 무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1~7월 무역흑자규모가 557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규모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EU간 무역규모는 4256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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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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