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시장서 인기 폭주 수출주문 2만대 밀려
기아차 광주공장 일요일 특근에 근로자 신바람
기아차 광주공장의 전신인 아시아자동차가 1999년 부도유예협약 대상업체로 선정돼 현대자동차로 매각될 당시 연간 생산능력은 10만대 정도였다. 군용차량을 민수용으로 개조한 레토나(전신은 록스타)와 경상용차 타우너를 포함해 실제 생산량은 6만대를 넘지 못했다.
중소 사업장에 머물렀던 광주공장이 지금같은 중추 제조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2004년 8월 소형SUV 스포티지를 양산하면서부터다.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연간생산능력은 35만대 규모로 탈바꿈했고 스포티지는 미국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신화'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미국 현지의 소비자단체나 언론에서 꾸준한 찬사를 받으며 스포티지는 매월 1만대씩 수출됐고, 내수 또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광주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열악한 지역경제를 튼실하게 만드는 효자상품이었다.
지난해까지 무려 64만대가 생산된 스포티지는 이제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SL(프로젝트명)에 바통을 넘겨줄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북미수출을 시작한 쏘울이 '제2의 스포티지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광주1공장에서 양산중인 쏘울은 젊은 감각의 독특한 디자인과 서구인들의 취향에 맞춘 외형으로 미국 현지에서 세계적인 브랜드의 경쟁차들을 제치고 4개월 연속 박스카 시장 1위를 고수중이다.
쏘울은 세계3대 디자인 가운데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상 수상을 비롯해 켈리블루북, 자동차 전문지 파퓰러 메카닉스 테스트, 자동차기자협회 최고가치상 등 각종 평가에서 호평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월 9000여대를 유지했던 쏘울 수출주문량은 이같은 호평 속에 급기야 지난달 말 기준 2만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생산 총력에 나선 광주공장 노사는 생산물량 협의를 통해 1일부터 잔업에 들어갔고 매주 토요일 주야 8차례의 특근에도 계획물량을 채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면서 오는 6일과 13일 두차례의 일요일 특근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광주공장이 현 양산체제를 갖춘 이후 일요일 특근은 처음이란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동안 쟁의행위 등으로 근무일수가 들쭉날쭉했던 근로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1공장 품질관리1부 이재수씨는 "비록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2주 연속 생산에 매달려야 하지만 어렵게 유치했던 쏘울이 잘 팔리는데 고생한다는 생각보다는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홍보4팀 최승범 과장은 "올해 13만대를 생산해 10만대를 수출물량으로 계획했는데 이런 추세라면 목표치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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