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재정 여력 소진시 경기회복 둔화 우려
7월 광공업생산이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두렷해졌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오히려 하락 반전해 앞으로 기업 등 민간의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엔 하반기 경기회복의 속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대비로 0.7% 늘면서 지난해 10월 -1.9% 이후 9개월간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7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비로도 2.0% 증가하며 7개월째 증가세를 보였고,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는 각각 5개월 및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에 대해 윤명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통상 경기동행지수가 5~6개월 이상 ‘플러스(+)’를 유지할 경우 하나의 경기 국면으로 인정한다”면서 “현재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역시 “광공업생산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추세적 경기회복 가능성을 기대했다.
이처럼 7월 광공업생산이 크게 오른 배경은 자동차와 반도체가 각각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17.0%와 17.1%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의 경우 정부가 시행한 노후 차량 교체시 세제지원 등의 영향을 내수 판매가 늘어났고, 반도체는 최근 D램 등 국내 업체의 주력 상품이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면서 생산량이 확대됐다. 이들 두 품목은 전월 대비로도 각각 5.2%와 9.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오히려 반도체 장비 등 특수산업용 기계에 대한 투자가 줄어 1년 전에 비해 18.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비로도 11.6% 줄어들었다. 지난 6월 10.4%의 상승률을 기록했던데 비하면 수치가 크게 악화된 것이다.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전년 동월보다 7.3% 오르며 두 달 연속 증가했지만, 재정 투입 효과로 498.8%나 급증한 공공부문을 제외하면 민간 부분은 제조업(-35.9%), 비제조업(-29.1%) 할 것 없이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윤 과장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텐데 아직 제조업의 가동률 부분을 보면 정상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면서 “그러다보니 기업들의 설비투자 의욕도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 7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7%로 지난 2월 66.9%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해 3ㆍ4분기 수준(78.3%)을 회복했지만,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신규 설비투자에 나서는 기준점으로 간주되는 ‘80%’엔 미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4월부터 전월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던 소비재판매 역시 7월엔 1.6% 감소하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박혁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말로 종료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정책을 소비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전월 대비 승용차 판매는 5월 43.6%, 6월 12.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가 7월엔 22.2%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승용차 판매는 6월 60.0% 상승했으나 7월엔 10.3%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다.
지난 상반기까지는 정부의 확장적 정책기조에 따른 재정 투입이 산업생산의 전반적인 견인차 노릇을 했으나, 7월 이후부턴 점차 그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공공부문의 재정 집행 여력이 확연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민간이 이를 대체하지 못할 경우 경기회복의 속도는 한층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이날 오전 열린 제1회 ‘재정부 외청장 회의’에서 “올 하반기에 경기회복의 흐름이 지속된다고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때까지 추가경정예산의 차질 없는 집행 등 재정과 금융의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재정정책이 나라 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면서 "무엇보다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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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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