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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고 생색내고.. 행복한 백신회사

[신범수기자의 팜토크]

영국계 백신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GSK)의 신종플루 백신 150만명 분이 연내 국내로 들어온다. 해당 업체가 물량부족을 이유로 공급에 난색을 표하자, 한국정부대표단이 업체 본사로 달려가 이뤄낸 값비싼 성과다.


평소 같으면 '백신구걸'이니 하는 말이 나올 법 하지만 워낙 앞뒤 잴 형편이 아닌지라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내외적으로 팽배하다. 오히려 이런 비아냥거림이 그 분들의 심기를 건드려 추가 공급에 차질이 생길까 조심하는 눈치까지 있다.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미루어보면, GSK는 한국정부를 상대로 KO 완승을 거뒀다. 정부는 당초 책정한 백신가격 7000원을 포기하고 제약사가 요구하던 가격대(1만 4000원 수준)를 그대로 수용했다. GSK의 항원보강제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보너스'까지 안고 돌아왔다. 이 후 항원보강제를 사용하는 방안이 적극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부작용 발생시 제약사 책임을 면제해달라는 다소 무리한 요구도 수용됐을지 의문이다.


GSK가 한국정부를 갸륵히 여겨 타국으로 갈 백신을 빼줬으리도 만무하다. 여유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지만, 우리는 막대한 비용에 '정부대표단'의 굴욕을 얹어 해당 여유분을 구입했다.

계약 후 GSK는 보도자료를 하나를 배포했다. "GSK 한국법인은 한국으로의 백신공급의 중요성을 강력히 설득해왔다"거나 "정부대표단보다 앞서 본사를 방문해 막바지 사전작업에 나섰다"는 것인데 어떤 사전작업이 있었는지, 내부 설득논리는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원하는 조건을 다 얻고도 마치 자선인냥 생색내는 모양새다.


GSK와의 이번 협상은 차후 우리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계획보다 2배로 비싸진 가격과 공급조건이 앞으로도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변수가 있겠으나 남아있는 예산으로는 1336만명 분이란 목표 물량도 채우기 어렵게 됐다. 추가에 추가예산을 책정하고도 또 한번의 추가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좀 더 바빠져야 할 것 같다. 잘 아시리라 믿지만, 소위 선진국들은 2010년 신종플루 백신 확보를 위한 선주문에 들어간 상태다. 혹시 모르셨다면 참고하시길.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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