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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케네디가의 3대손 '하토야마'.. 그는 누구?

야당에 의한 54년만의 첫 정권교체의 선봉에 서게 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그는 누구인가. 전후 최악의 위기로 휘청거리는 일본을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바로 세울만한 인물인지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하토야마 가문은 100년이 넘는 정치 명문가로 일본의 케네디 가(家)로 불린다. 친할아버지는 1955년 자민당을 창당한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전 총리이며, 부친은 외상을 지낸 하토야마 이이치로이다. 또한 그의 동생은 자민당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 전 총무상이며, 증조부는 현재의 참의원인 귀족원 의원을 지냈다. 외할아버지는 세계적 타이어 메이커인 브리지스톤의 창업자 이시바시 쇼지로(石橋正二郞)로 하토야마 유키오는 그야말로 막강한 정치적 배경과 재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모순되게도 그는 이번 선거에서 친할아버지가 세운 자민당을 짓밟고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일궈낸 야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명문가 자손들이 거치는 가쿠슈인(學習院)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쿄도립 고이시카와 고교를 거쳐 도쿄대학 공학부를 졸업하고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스탠포드 대학에서 포스트 닥터 과정을 마치고 도쿄공대 조수와 센슈(專修)대학 경영학부 조교수를 지낸 학자 출신이다.

그가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39세 때인 1986년 제38회 중의원 선거 때이다. 당시 그는 정치에 입문하기에는 늦은 시기였지만 가문의 관례대로 자민당의 공천을 받아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출마해 중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그는 풍부한 자금력과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이름을 알려 2005년 총선까지 7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정계 재편에 중심적 존재로 자리를 굳혔다.


1993년에는 자민당을 탈당해 신당인 사키가케에 합류하면서 자민당 소속인 동생 구니오와 등지기도 했다. 같은 해 총선 이후 출범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내각에서는 내각 관방부장관으로 취임해 내각을 지탱했다. 이후 1998년 개편된 민주당 결성에 참여해 간사장으로 활동하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민주당 대표로 당을 이끌다 2002년 12월 보궐선거에서의 참패와 당내 혼란의 책임을 지고 대표에서 하차했다. 2005년에는 도시샤(同志社) 대학 객원교수로도 활동하다 2009년 오자와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에 따라 민주당 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이따금씩 발칙한 행동으로 정계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1988년 불법정치자금 모금 의혹으로 흔들리는 자민당의 거액의 정치자금의 실태를 밝혀내 반향을 불러 '정치 개혁운동의 맹아'로 떠오르는 한편 1999년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그는 여성 일왕을 용인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워 파문을 일으켰다. 일왕의 뒤를 이을 남자 자손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모계 일왕제도 용인해야 한다는 이유 있는 주장이다.


한편 하토야마는 조부 이치로의 영향을 받아 평상시부터 "자유는 사랑이며, 이 사랑은 우애이다"를 강조할 정도로 '우애'를 최대 신조로 삼고 있다. 이번 45회 중의원 선거에서는 우애와 일맥상통하는 정권공약으로 매달 2만6000엔의 아동수당 지급 등 사회복지 측면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외교면에서는 대등한 미·일 관계와 유럽연합(EU)를 모델로 한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내세워 향후 아시아 국가들과의 돈독한 우애 노선을 예고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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