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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금호타이어 강경드라이브 배경은

"불합리한 노사관계 올해 끝내야" 원칙 고수

정리해고 통보·직장폐쇄·2차 명예퇴직 강행
일체의 수정안 없이 노조에 '백기투항' 요구
수천억 적자 누적…물러서면 안된다 위기의식

노사분규에 대처하는 금호타이어 사측의 움직임이 예년과는 사뭇 달라졌다. 수동적이던 태도는 적극적인 공세로 바뀌었고, 노조의 양보에 '백기 투항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노조의 불합리한 요구가 계속된다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국내공장은 언제든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엄포도 서슴지 않는다. 사측이 이처럼 강경드라이브로 일관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5월 11일 노사의 임금협상이 시작된 이래 20여차례의 교섭이 진행돼 왔지만 회사측은 수정안 없이 최초의 안을 고집하고 있다. 오히려 회사측의 6개 요구안을 노조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706명을 정리해고 한 뒤 공장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노조의 쟁의수순에는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하자 머뭇거리지 않고 곧바로 직장폐쇄로 맞서며 노조는 물론 지역사회를 놀라게 했다. 전면파업에 사측이 전격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은 사실상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제스처로 보고 있다.

사측의 노조 옥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풀고 지난 27일 정상조업에 복귀했지만 회사는 곧바로 31일까지 2차 명예퇴직을 접수한다고 공고했다.


지난 10∼14일 1차 명예퇴직을 접수한데 이은 두번째다. 잠시도 숨 쉴 여유를 주지 않고 압박의 강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경영상 해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관례적으로 지급해왔던 파업기간 임금손실분에 대해서도 올해부터는 철저하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 고수를 천명했다.


사측이 이처럼 전례에 없는 초강수로 노조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이번에 밀리면 끝이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합리한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원칙하에 현재의 잘못된 노사관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회사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근거로 회사는 악화된 상반기 경영실적을 내놓았다.
올 상반기 영업적자는 1042억, 단기순적자는 2223억으로 회사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했으며, 올해 말까지 예상되는 전체 누적적자가 4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경영상태는 갈수록 어려워진 반면 생산직의 임금은 지난 2004년부터 5년간만 보더라고 매년 11.5%씩 오르며 2008년과 비교해 71.6%가 인상되는 기형적인 구조로 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노조의 요구안은 회사 실정상 절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노사분규가 악화되지 않은 것은 노조의 요구가 불합리한 것인 줄 알면서도 다 내어줄 수밖에 없었던 회사의 무원칙한 대응 때문이었다"며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올해만큼은 어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70여일간 공장점거 농성이 있었지만 결국은 회사측의 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매듭지어진 쌍용차 사례도 금호타이어 사측이 '마이웨이'를 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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