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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 챙기는 '배부른 파업'

[대기업 노조 이젠 달라져야] 2. 연례파업.. 피해는 나몰라라

②연례파업...피해는 '남의 일'


기아차, 생계비 부족분 명목 매년 수백만원씩 지급
금호타이어 200년부터 파업...2800억원 매출 손실
회사타격 눈덩이…협력사 줄도산 위기에 가슴 졸여


지난해 기아차 임금협상이 타결된 뒤 조합원들이 챙긴 이른바 '파업수당'은 얼마였을까. 교섭기간 119일 중 노조는 8일간, 88시간의 파업을 벌였고 그 결과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생계비 부족분 300%와 격려금 360만원 등을 얻어냈다.


지난 2007년에도 14일 동안 파업을 벌인 뒤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교섭타결 즉시 50%와 함께 연말에 100%를 생계비 부족분으로 받았다. 여기에 전 차종 흑자전환을 위한 특별격려금 50%와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도 교섭 타결과 함께 곧바로 조합원 개인 통장으로 전액 입금됐다.

파업기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깎인 실질임금을 교섭이 타결되면 회사에서 생계비 부족분이라는 명목으로 보전해주고 있는 것. 국내 대기업 노사관계의 비뚤어진 한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대기업 노조에게 연례파업이 한몫을 챙길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이 되면서 이들의 쟁의행위는 '배부른 파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쟁의행위에서 노동조합이 취할 수 있는 최고수단이 파업이지만 수시로 남용되면서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와 지역사회가 떠안는 현실이다.


노조는 별다른 손해 없이 오히려 수당까지 챙길 수 있지만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손실은 매년 수천억원에 이르는 실정이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지속돼 온 파업 등으로 입은 매출손실이 2800억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역시 1000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또한 올해만 파업으로 1만3000대가 생산되지 못한 상황이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언제 공장 문을 닫을지 몰라 가슴을 졸이는 중소 협력업체의 고통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하루하루 주문량에 맞춰 공장을 가동시키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멈추면 그대로 공장을 놀릴 수 밖에 없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광주지역경제도 대표 제조업체인 기아차와 금호타이어가 파업정국에 들어가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광주지역 노동문화가 유연한데도 외지에 강성 이미지로 비춰지는 이유가 바로 기아차와 금호타이어의 반복되는 파업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첨예한 사안이 아닌데도 오직 파업을 무기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노조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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