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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치 "버냉키는 위기 주범, 연임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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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임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로치 회장은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버냉키 의장을 재지명한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결정”이라며 “이는 마치 진료과오를 저지른 의사에게 기적의 치료제를 고안해 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경제라는 ‘환자’는 새로운 의사를 필요로 한다는 주장이다.

로치 회장은 우선 버냉키 의장이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유례없는 양적완화 통화 정책을 펼치는데 창조적이고 대담했다고 치켜세운 뒤 그럼에도 버냉키 의장의 위기 전(pre-crisis) 대응이 경제위기를 심화시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이 위기 후 대처를 잘했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로치 회장은 버냉키 의장이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전 저질렀던 중대한 실수 세 가지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 번째 실수는 2000년대 증시 버블 이후 즉, 포스트 버블(post-bubbe) 시대 연준(Fed) 전략에 관한 것이다. 로치 회장은 연준(Fed)이 2001~2003년 과잉 유동성을 공급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린스펀과 버냉키의 잘못된 판단이 치명적인 신용·부동산 버블의 혼합을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로치 회장은 또 버냉키는 연준(Fed)의 역할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기보다 거품이 터지고 난 뒤 청소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자산 버블에 지나치게 관대했다고 꼬집었다.


로치 회장은 이어서 버냉키 의장이 주장했던 ‘세계적 과잉 저축(Global Saving Glut)’이론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과잉 저축이란 버냉키 의장이 중국, 중동 산유국들의 과잉 저축을 무역적자의 주요인으로 지목하며 붙인 말이다. 해외자본이 미국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초래됐다는 주장이다.


로치 회장은 이에 대해 ‘해외채권자들의 달러 자산 수요가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순 없지만 미국에 의해 초래된 금융위기의 책임을 외부로 떠넘기는 일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아시아의 과잉저축은 지금의 위기와 상관이 없다”며 “버냉키의 이론은 자기성찰을 거부하고 남 탓으로 돌리는 미국의 고질적인 잘못을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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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치 회장은 아울러 버냉키 의장은 시장 자유론자로, 파생상품의 남발과 과도한 레버리지, 그림자 금융 시스템, 모기지 대출 급증 등의 문제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실수들에도 불구하고 버냉키 의장을 연임시킨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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