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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문단의 긴박했던 2박3일 이모저모

지난 21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문을 앞세우고 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6명의 북한 조문단이 빈소를 향해 올라왔다. 조화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정일"이라고 쓰여있었다.


시민 조문객들은 우리나라 국회를 찾는 북한인사들을 '와~'하고 함성과 박수로 맞았다. 60~70대 조문객들 중 일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흰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인쇄된 한반도기를 흔드는 시민들도 있었다. 곁에 있던 다른 이들은 "(경찰에) 사진 찍힌다"면서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분향소 앞에서 북측 인사들은 조화를 직접 들고 제단 앞까지 갔다. 김기남 비서가 대표로 분향했다. 북측 조문단과 우리측은 같이 가볍게 묵념을 했다.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로 조문단 일행은 돌아왔다. 취재진 100여명이 대기하고 이들의 말을 기다렸지만, 경찰의 호위 속에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버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취재진과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호텔 바깥에서는 대북단체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 불이 붙고 경찰이 소화기로 진압하면서 호텔 주변이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호텔 앞 도로는 시위대와 경찰, 구경하는 시민들로 차량 정체가 심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3일에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조문단의 면담일정이 잡혔다.


현 장관과 김양건 통전부장의 면담이 끝나고는 조문단의 체류 일정이 하루 연장된다는 관측이 나왔다. 면담에서 김 통전부장은 "남북관계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허심탄회하게 얘기나누겠다"고 말했다.


오후 7시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북측 조문단과 현 장관의 만찬이 결정되면서, 일정 연장은 기정사실이 됐다. 같은 날 오후 2시에 북측 조문단을 태우고 돌아갈 예정이었던 북측 고려항공은 김포공항에서 이미 빈 좌석으로 귀항했다.


북한에 예인된 800연안호가 잇따른 당국자 면담과 대통령 예방에서 논의됐는지는 안개속. 현인택 장관과 만찬이 끝나고, 다음주 초대 800연안호가 육로로 귀환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 소식통은 관련 내용을 "들은 바 없다"고 잘랐다.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에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체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수습했다.


북측 조문단은 23일 오전 9시에 이 대통령을 예방을 끝내고, 낮 12시에 귀환할 예정이다. 눈길을 끈 것은 예방의 모양새. 청와대는 23일 오전에 다른 나라에서 온 조문 사절단을 이 대통령이 접견하도록 돌연 일정을 만들었다.


원래는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의 행사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렇게 사족을 달았다.


"참고로 이날 (북측 조문단과 이 대통령의) 면담은 미중일 각국 조문단 접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어서 다시 한번 더 사족. "이제 남북관계도 특수한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서 국제적 보편 타당한 원리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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