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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前대통령국장]"우리 같은 사람은 이렇게라도…"

국회 분향소 조문행렬 줄이어
영결식 참석 제한에 노제도 없어 일반인 '허탈'
사실상 마지막 기회, '자리 편' 조문객 수두룩


행정안전부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에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일반인 참석을 제한할 방침임을 밝힌 가운데, 영결식 하루 전인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공식 분향소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마음에 담으려는 조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조문 행렬이 오후 12시 현재 40~50m 가량 늘어섰으며, 국회 본관 앞 잔디광장 주변 곳곳은 떠나가는 김 전 대통령을 마음에 더 깊게 새기려는 듯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들 조문객의 표정에선 고인에 대한 조의와, 영결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된 데 따른 아쉬움이 동시에 묻어나왔다. 정부가 일반인을 위한 노제마저 치르지 않기로 정하자 사실상 이 날이 김 전 대통령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부랴부랴 조문에 나선 사람도 상당수다.

전남 목포에서 오전 4시께 출발해 빈소를 찾았다는 김모(53ㆍ남)씨는 "일반인들이 영결식에 너무 많이 몰리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방침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면서도 "나름대로 기준을 좀 정해서 가능한 대로 (일반인)참석을 시켜주면 좋을텐데…"라며 말 끝을 흐렸다.


김씨는 또 "국장이라는 건 온 나라가 함께 고인을 보내드리기 위해 치르는 것 아닌가. 노제도 없다는 데, 같은 고향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국민으로서도 그렇고 참 허탈하다"고 말했다.


'적어도 노제는 치르겠지'라는 생각에 조문을 미루다가 아예 주말을 국회에서 보내기로 한 사람도 있다. 두 자녀를 데리고 돗자리까지 챙겨 빈소를 찾은 유모(38ㆍ남ㆍ서울 구로구)씨 부부는 "오늘 아니면 김 전 대통령 모습을 또 언제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겠느냐"며 "마침 휴일이기도 해서 좀 오래 머물며 바람도 쏘일 겸 온 가족이 함께 나왔다"고 설명했다.


잔디광장 주변을 오가며 그늘을 찾던 이모(29ㆍ여ㆍ경기 고양시)씨 일행은 "조문은 마쳤는데 그냥 떠날 수가 없어 좀 더 머물다 가려고 자리를 찾는 중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라도 아쉬움을 달래야 하지 않겠느냐"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국회 공식 분향소는 영결식 당일인 23일 오전 8시까지만 운영된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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