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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공자의 나이, 그 역설을 경계함

시계아이콘01분 48초 소요

중심축 잡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
유구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온 고전 속에서 지혜를 찾아보려는 듯 동양 고전 읽기가 한창입니다.


요즈음 논어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면서 멋지게 나이 드는 지혜를 배우고 있습니다. 마침 온라인 블로그에 좋은 내용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다 보면 평범한 노인과 공자가 말하는 이상적인 노인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노력해야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노년의 모습을 노년의 일반적 모습이라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이만큼 살았으니 당연히 존경받아야지’가 아니라, 노년기야말로 스스로의
상태를 경계하며 인간적 완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네이버에 <눈 뜬 자들의 도시>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천개의 눈’ 님의 글입니다.


子曰 吾 十有五而志于學하고,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하고, 五十而知天命하고, 六十而耳順하고, 七十而從心所欲하여 不踰矩니라.
(자왈 오 십유오이지우학하고, 삼십이립하고, 사십이불혹하고, 오십이지천명하고, 육십이이순하고, 칠십이종심소욕하여 불유구니라)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책으로 성리학의 최고 경전이라 할 수 있는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유명한 글입니다. 공자가 학문의 심화 과정을 자신의 일생에 비추어 말한 대목입니다. 다 아시겠지만 풀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스스로 섰고, 마흔에는 마음에 미혹됨이 없었고, 쉰에는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에 귀가 순했고, 일흔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


지금과 공자가 살았던 시대는 평균수명은 물론 생활방식과 의식 등 여러 가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삶의 본질적인 측면으로 접근해 들어가면 대단한 통찰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성인이라 하는가 봅니다. 공자는 학문의 심화과정으로 이 말을 사용했지만 사실은 우리 인생의 심화과정과 거의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공자의 이 말을 모두 역으로 해석합니다.
공자가 언급하는 나이에 해야 할 일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실천하지 못하는 일로 해석한다는 말입니다.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뛰놀고 싶은 나이인 십오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 공부하기는 쉽지 않고, 세상이 자신의 손바닥에 있는 양 자신감 넘치던 이십대를 지나 삼십에 인생의 방향과 의지를 세우기란, 즉 인생관을 제대로 세우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은 사실 가장 유혹이 많은 나이입니다. 경제적으로 가장 왕성한 나이이고 안정된 생활이 바로 사십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눈을 팔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말입니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오십. 지금은 젊은 축에 속하지만 수명이 짧았던 공자 시대에 이 나이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나이입니다. 그럼에도 이 나이에 자신이 이룩해 놓은 모든 일들이 오로지 자신이 잘난 결과라고 여기지 하늘의 도움(세상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었다는 점을 알지 못합니다.


이순(耳順)은 귀가 순해진다는 뜻으로 소통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통의 기본은 남의 말을 듣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나이에는 자신의 경험만을 가장 큰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특히 나이 어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로 이순의 경험에 의해 묵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고집입니다. 이순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나이라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이 하자는 대로 좇아도 경우를 넘지 않았다’는 칠십은 욕심이, 혹은 집착이 가장 많아지는 나이입니다. 어린 아이처럼 손에 쥔 걸 놓으려고 하지 않는 나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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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이처럼 나이마다 숨어 있는 우리 삶의 역설을 경계하고자 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나이는 지금 어떤 삶의 역설과 마주하고 있는가.
거울 앞에 서 봅니다.

리봄 디자이너 조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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