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에서 정치개혁을 주장하면서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구체적 해법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즉 한나라당은 국회내 운영중인 특위를 본격 가동하며 지도부가 연이어 야권과의 회동을 제안하고 나섰지만, 정작 야당은 정치개혁의 기본 틀엔 환영의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정국 경색을 푸는 진정성 있는 논의가 선행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선거제와 행정구역 개편 등에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박희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한데 이어 안상수 원내대표는 17일 여야 원내대표끼리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깨끗한 정치는 권력형, 토착형 비리 근절에서 비롯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정활동으로 부패척결에 나서야 한다" 며 "생산적 정치를 위한 법제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끼리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공천방법 등 큰 틀의 선거제도 개혁을 생각해야 한다. 현행 상향식 공천제도의 시행을 반드시 고려해봐야 한다" 며 "미국의 경우 90년대초부터 상향식 공천을 법제화해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각 정당에서 선택해서 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제도를 선택한 정당이 그렇지 않은 정당에 비해 불리해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위원장인 허태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 국회의원이나 차기 대권 유력주자들이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이어서 시기적으로 올해가 이 법을 만들어갈 가장 최적의 시기" 라며 "차차기 지방선거전인 2014년 5월까지 통합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등 야당은 기본 취지에는 환영하면서도 현 정치권 경색을 푸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론에서의 합의는 쉽지만 각론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서둘러서 될 일은 아니지만, 국회 특위를 통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 여권은 작년 정기국회 때부터 신뢰를 완전히 실종시킨 상태이기 때문에 신뢰 회복을 위한 선행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며 "국정 중요 현안들이 논의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선진당은 의원 정수를 30% 줄이고 비례대표 의원수를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개혁안을 제안했다" 며 "전국을 5개 내지 7개의 광역단위로 나눠 연방제 수준으로 분권국가화하는 것이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올바른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치개혁과 관련해 정당 대표간에 논의하자는 것에 반대하진 않는다" 면서도 "한나라당이 속도를 내서 된게 뭐가 있나. 속도보다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안을 들고 나와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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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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