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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응찰' 투자 실패 지름길

최근 수도권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조금이라도 싼 값에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입찰법정으로 몰려들고 있다. 부동산 경매가 대중화되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입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호황기, 후퇴기, 불황기, 회복기의 사이클을 형성한다. 여기에 부동산 고유의 특성에 따라 지속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안정시장을 포함하여 전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은 현재 불황기에서 회복기로 접어들고 있는 징후가 여러 요인에 의해서 측정되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매수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거래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매시장은 일반 부동산 시장과는 양상이 다르다. 경매시장은 법원에서 입찰에 참여한 응찰자수와 낙찰율, 낙찰가율을 비교하고 여기에 현황시세를 반영해 과열인지 침체인지 분석한다. 그렇다면 부동산 경매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분석해 보자.

서울 동대문에 살고있는 김씨(35)는 부동산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경매물건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마침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18평형 아파트가 경매로 나왔다. 중계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시영아파트로 감정가격이 1억2000만원이고 최저가격이 1억2000만원이며 최초로 매각되는 물건이었다.


이 아파트의 감정시점은 2007년 7월로 2년전에 감정한 가격이며 그 동안 경매가 진행되지 않은 것은 경매개시결정 정본을 비롯한 각종 문건의 송달이 늦어져서 이제야 입찰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재 시세를 조사하니 1억7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정도이며 급매물은 조정도 가능하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에서 분석한 내용이다. 김씨는 권리분석과 물건분석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찰날짜를 기다렸다.


드디어 입찰기일인 7월 13일, 김씨는 아침 일찍 북부지방법원에 도착하였다.입찰법정은 발디딜 틈도없이 입찰하려는 사람들로 붐비었다. 10시 10분에 입찰을 개시하여 11시 10분에 입찰을 마감하고 50여분이 지나서야 개찰이 시작됐다.


김씨가 입찰한 물건은 무려 73명이 입찰했으며 최고가는 감정가의 142.5%인 1억71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일반매매로 살 경우 1억7000만원에서 조정도 가능하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높은 가격에 입찰할 수 있을까? 입찰경쟁이 투자수익을 무시한 "묻지마 응찰"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김씨는 씁쓸한 마음으로 입찰법정을 떠났다.


경매는 정확한 물건분석과 권리분석을 하고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 아무리 권리분석을 잘하여도 물건분석을 잘못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응찰하여 투자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차라리 급매물로 사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경매는 매매와는 다른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매매에서는 잔금을 치르면서 공과금도 정산하므로 관리비 미납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경매에서는 입주자들이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가 경매가 진행되면 그 때부터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는 사람이 많으므로 관리비 미납이 발생하며 이 경우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비는 매수자가 부담하여야 한다.


또한 매매에서는 매도인이 집을 빨리 팔기 위하여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관리하여 매수인은 집을 산 후에 수리비가 별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경매에서는 경매개시결정이 되면 입주자는 관리를 소홀히 하여 낙찰후에 올수리를 하지 않으면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이므로 추가적인 수리비가 많이 들어간다. 만약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매수인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계약의 해제나 대금감액의 청구를 할 수 있지만 경매에서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엇보다 매매에서는 잔금납부와 동시에 아파트 열쇠를 받고 바로 입주하여 살 수 있다. 경매는 매각잔금을 납부하면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점유자들이 집을 비워주지 않고 버티면 입주가 지연되고 추가적인 명도비용이 발생한다. 이 때 점유자와 타협하여 이사비용을 주고 내보내든지 아니면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이 경매는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발생하므로 일반 매매보다 저렴하게 낙찰받아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 소재하는 법원의 최근 낙찰사례를 분석하면 입찰경쟁으로 인해 시세를 무시한 응찰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현재의 부동산 경매시장은 과열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한편 고가낙찰로 인한 피해로 매수인이 매각잔금 납부를 하지않고 입찰보증금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이들은 점차 경매시장을 떠나갈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자연스럽게 과열이 진정되며 부동산 경매시장은 정상적인 거래시장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옥션 김종국 팀장]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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