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첫날 45세 히메네즈 '깜짝선두', 환갑의 왓슨 1타 차 2위 '파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ㆍ사진)가 의외로 부진하다.
우즈의 '메이저 15승'과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의 '21세기 최초 대회 3연패'란 대기록 도전으로 요약된 '최고(最古)의 메이저' 브리티시오픈(총상금 860만달러) 1라운드. 우즈는 그러나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쳐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45세의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스페인)가 6언더파 '깜짝선두', 60세의 톰 왓슨(미국)이 1타 차 2위에 포진해 현지에서는 일단 '노장투혼'이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 우즈 vs 해링턴 "안풀리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골프장 에일사코스(파70ㆍ7204야드)에서 끝난 첫날 경기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쳤다. 우즈는 이날 2번홀(파4) 버디로 상쾌하게 출발했지만 다음홀인 3번홀(파4)에서 곧바로 보기를 범했고, 7번홀(파5) 버디를 10번홀(파4) 보기로 다시 까먹는 등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우즈는 15~ 16번홀에서는 연속보기까지 기록했다. 16번홀에서는 특히 그린 바로 앞 개울에 볼을 빠뜨리는 등 '컴퓨터 아이언 샷'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1.5m 짜리 버디 퍼트까지 놓치는 등 30개의 퍼팅으로 그린에서도 고전했다. 우즈는 결국 선두 히메네즈와 무려 7타 차 공동 68위에 머물렀다.
우즈는 경기후 "이런 날씨에서는 적어도 1~ 2언더파는 쳤어야 했는데 실수가 좀 많았다"면서 무척 아쉬워했다. 우즈와 '흥행조'로 편성된 홈코스의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이시카와 료(일본)는 반면 나란히 2언더파 68타를 쳐 '타이거 효과'를 극복했다. 해링턴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의 단촐한 스코어카드로 공동 37위(1언더파 69타)에서 '대회 3연패'를 향해 무난하게 출발했다.
▲ 히메네즈와 왓슨 "노장만세~"= 스포트라이트는 히메네즈와 왓슨 등 백전노장들에게 쏟아졌다. 왓슨은 바로 1977년 이 대회 코스에서 당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잭 니클로스(미국)와 접전을 펼친 끝에 '클라레저그'를 차지했던 명승부의 주인공이다. 이 대결은 '백주의 결투'라는 제목으로 아직도 올드팬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동안 무려 다섯 차례(1975, 1977, 1980, 1982~ 1983년)나 이 대회 우승을 수확했던 왓슨이지만 환갑의 나이에 또 다시 선두권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현지에서는 이때문에 지난해 53세의 나이로 최종일까지 우승경쟁을 펼친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의 '노장돌풍'이 되살아나는 분위기가 됐다.
왓슨의 선전은 물론 스코틀랜드 특유의 거센 바닷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날씨가 일등공신이었다. 왓슨이 보기없이 5개의 버디를 솎아내며 선전하자 같은조에서 플레이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가까스로 이븐파를 치는 등 오히려 압도당하는 경기를 치러야 했다. 왓슨은 "32년 전 내가 우승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선수도 많다"면서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히메네즈가 막판 17~ 18번홀의 연속버디로 왓슨을 추월한 가운데 선두권에는 42세의 스티브 스트리커(미국)가 공동 5위(4언더파 66타), 49세의 마크 캘커베키아와 52세의 마크 오메라(이상 미국), 46세의 비제이 싱(피지) 등이 공동 10위(3언더파 67타)에 진입해 '노장 만세'를 합창했다. 최경주(39)와 앤서니 김(24ㆍ한국명 김하진) 등 '한국군단'은 모두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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