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백신은 불가능한 미션인가. HIV가 발견된지 25년이나 지났지만 백신을 개발했단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반면 신종인플루엔자는 유행 몇 달 만에 백신 완제품이 공급된다는 뉴스가 나온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전문가들은 에이즈 바이러스의 기가막힌 특징 때문에 앞으로 20년 정도는 더 기다려야 백신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영국 런던에서 최근 개최된 세계과학기자총회(WCSJ 2009)에 참가한 런던 컬리지 로빈 바이스 박사는 "기술적인 장애물 때문"이라며 현실 과학의 한계를 인정했다.
웨인 코프 박사(에이즈백신 이니셔티브)도 "현재 약 30여개 백신 후보들이 개발중인데 이 중 4개만이 효능 시험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고 전하며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고 했다.
이들이 꼽은 장애물은 다양했다. 우선 HIV가 너무 '똑똑해' 방어체계를 빨리 구축하고 인간 면역시스템을 피해가는 능력(돌연변이)을 지녔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거론됐다. 백신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항체 중성화' 방법을 인류가 알아내지 못했다는 기술적 한계도 꼽혔다.
하지만 희망은 사람 그 자체에 있다는 게 이들의 메시지다.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HIV를 제어하고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일부 사람들을 분석함으로써 일말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언제쯤 백신 개발이 가능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이스 박사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굳이 전망을 해달라자 "20년 후 쯤?"이라고 했다.
현재 가장 앞선 개발절차를 밟고 있는 카나리아폭스 바이러스와 단백질 혼합백신에 대한 연구 결과는 올 해말 쯤 나올 예정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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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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