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부署 전담반, 7년간 100여건 미제사건 분석
8개월간 잠복수사.. 원룸촌 '발바리'검거 등 성과
11일 오전 2시30분 광주 서구 쌍촌동 원룸촌 일대.
광주서부경찰서 형사과 이강호(41)경위와 김순식(30)순경은 방범등만이 드문드문 불을 밝히고 있는 원룸 빌딩숲 가운데 차를 세워두고 유리창 너머를 주시하고 있다.
이 와중에 흰색 RV 차량이 눈에 띄자 이 경위와 김 순경의 시선이 쉴 새 없이 차량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차량은 최근 늦은 밤마다 이 일대를 수 십분씩 돌아다니는 모습이 3번째로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 경위 등은 차량 번호를 기록해두고 차적과 운전자 조회를 한 뒤 다시 한번 나타난다면 검문을 실시할 생각이다.
같은 시각 500여m 인근에서는 최훈(38)경장과 김문관(36)경장이 이곳저곳의 원룸 빌딩을 기웃거리고 있던 A씨의 DNA(유전자)를 채취하기 위해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채취된 A씨의 DNA는 최근 수년간 이 일대에서 발생했던 성범죄 사건에서 나온 DNA 분석자료와 대조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성범죄자들의 표적이 돼 왔던 광주 서구 쌍촌동 원룸촌이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거리로의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바로 광주 서부경찰이 지난해 ‘연쇄 성범죄 방지 전담반(이하 성범죄전담반)’을 꾸린 덕분이라는 평이다.
실제 이미 성범죄전담반은 지난 2003년부터 관내에서 발생했던 100여건의 미제 성폭력범죄를 분석해 DNA지도와 몽타주 등을 준비했으며, 이를 토대로 최근까지 8개월이 넘는 잠복수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경찰들은 지난 1일 쌍촌동 원룸촌에서만 4차례 강도강간과 6차례 강간미수 행각을 벌인 K(32)씨를 붙잡아 구속하는가 하면, 이에 앞선 지난달 중순께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5차례에 걸쳐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Y(39)씨를 검거했다.
이 중 Y씨는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잠복 중이던 형사들이 성범죄전담반에서 배포한 용의자 몽타주를 숙지하고 있다가 붙잡은 성과로 성공적인 연계수사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특히 최근 한 달여간에는 잠복근무지에서 성폭력 범죄가 단 한 건도 발생하고 않고 있는가 하면 절도와 강도, 폭행 등 범죄의 발생률도 현저히 낮아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성범죄전담반 이태욱 팀장은 “무엇보다 성범죄가 예방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성과인 것 같다”며 “사실 팀원 중 한 명은 아들에게 ‘나는 커서 형사는 안될래’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지만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더욱 열심히 수사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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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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