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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M&A '풍요 속 빈곤'

KT 자회사 KTFDS, 아시아나항공의 아시아나IDT 매물로 나와..새 주인 찾기 난항

IT서비스 업계에 M&A(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지만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매물은 많은데 정작 새 주인을 찾지 못해 M&A 시장이 썰렁하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대표 이석채)가 금융 부문 시스템통합(SI) 자회사 KTFDS의 매각을 추진하는 데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한 아시아나IDT를 M&A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내비치는 기업이 없어 M&A가 장기전에 돌입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KT가 매각하려는 KTFDS는 직원 300여명에 연매출이 250억원 정도인 중견기업으로, 지난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운영자금 부족에 시달리면서 KT캐피탈로부터 올 들어 4차례에 걸쳐 20여억원을 빌리는 등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KT는 지난 2007년 총 104억원에 SC제일은행의 자회사 제일FDS를 인수, KTFDS를 설립했지만 2년만에 되팔기에 이르렀다.


현재 일부 IT서비스 업체가 KTFDS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제일FDS를 인수할 당시 핵심 기능은 이미 제일은행에 흡수된 상태였다"면서 "KT에 인수된 후에도 2년간 고전해왔기 때문에 새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IDT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금호생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IT개발,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나IDT는 유동자산 확보를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협상 대상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해외투자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M&A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나IDT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중추적인 IT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는 점에서 기존 조직을 100% 그대로 넘길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 IT 서비스 지원의 연속성을 위해 핵심 기능은 그룹에 그대로 남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매물의 가치를 그리 높지 않게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IDT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떨어져나갈 경우, 수익창출이 쉽지 않은 것도 M&A에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IDT의 계열사 매출 비중은 78.7%에 달한다.


그동안 IT서비스 업계에서는 M&A가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실제로 성사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국내 IT 서비스 업체 대부분이 그룹내 매출 의존도가 높아 독립할 경우, 생존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에 제공하던 기능을 회수한 상태에서 매물로 나오기 때문에 '알맹이 빠진 껍데기'로 전락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업계의 M&A는 가격보다는 그룹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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