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 증시에서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이 연이어 나타나자 IPO 시장의 회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청룽(성룡)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홍콩 샴푸 제조업체 바왕(BaWang)이 상장 첫 날 장중 공모가 대비 37% 급등하며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알렸다. 첫 거래일 바왕은 3.03홍콩달러로 거래를 마감, 공모가 대비 27.3% 상승했다. 청약경쟁률은 446대1에 달했다.
같은 날 상장한 차이나 친파는 6.3% 오르며 상장 첫날을 상승세로 장식하는 등 첫 거래일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상장한 가구업체 힝리가 첫 거래일 37.2% 급등하며 올들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최근 홍콩의 항셍지수가 부진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이 같은 공모주의 축포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하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에 나타났던 극단적인 공모주 열기가 재현될 조짐도 엿보인다. KGI아시아의 사무엘 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최근 몇 주동안 IPO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고 말했다.
홍콩의 공모주 강세는 중국 정부가 주가 급락으로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IPO를 암묵적으로 중단시킨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중국의 중소형주가 주로 거래되는 선전거래소는 지난 3일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 첫 날 주가 급등락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첫 거래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 이상 급등락 할 경우 30분간 거래를 중단시키기는 것이 골자다.
선전거래소가 2006년 이후 상장한 223개 공모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투자자는 주가가 시초가 대비 300% 이상 상승해야 추가 매입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거래소의 공모주는 통상 상장 첫날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위험으로 작용했다.
투자전문가 크리스 팽은 제한 조치가 “투자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주가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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