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권대우의 경제레터] 절반의 성공

시계아이콘01분 55초 소요

한 신문이 ‘해외유학 중간평가’라는 기획기사를 다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유학은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유학을 보내지 않은 집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너도나도 자식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학 열풍’을 접하면서 내심 유학만 가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인가 궁금합니다.



‘가치’라는 것은 희소성을 동반합니다. 다이아몬드가 가치가 있는 것은 그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유학은 더 이상 희소하지 않습니다.



국내로 돌아온 유학파를 보면서 도피성 유학생은 아니었나? 제대로 된 학교를 다니긴 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배경에는 유학생이 너무 흔하고, 그들에게 기대했던 탁월한 역량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국내 여건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언론에서는 해외유학에 대한 중간평가를 ‘절반의 성공’ 으로 바라봤습니다. 유학이 흔하지 않던 시대에는 유학을 가면 대부분 성공이 보장됐습니다. 유학생들이 한국사회에 기여한 바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됐기 때문에 꼭 유학이 아니더라도 해외문물을 배울 수 있게 됐고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국내에서도 지구촌이 돌아가는 것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번 분석결과를 토대로 유학에 대한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이 어떤 세상입니까. 단순히 영어를 잘할 수 있다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세상도 아니고 유학을 떠나야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유학을 통해서만 자녀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자녀를 유학 보내는 것은 한 가정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는 일대 사건입니다. 그리고 한 가정의 변화는 또한 사회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단지 유학생 개인의 성공, 실패만이 아닌 유학생의 증가가 불러오는 사회적 변화 또한 짚어보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유학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대학 4학년 학생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졸업 후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3분의 2 정도가 ‘유학을 가겠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대부분 ‘부모님이 원해서’라고 답했습니다. 놀랄만한 일이지요.



그 후 얼마 지나 영국으로 유학을 간 한 학생에게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유학은 왔는데 하고 싶은 공부가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것이었습니다. 메일을 읽으면서 그런 고민을 하는 학생이 비단 이 학생뿐이 아니란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가 기대하는 유학과 자식들이 생각하는 유학은 절대 같지 않습니다.



의류판매업을 하는 50대 중반의 여성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외동딸을 중학교 때 영국으로 유학 보냈다고 합니다. 목표가 뚜렷하고 의욕적인 딸은 부모와 떨어진 생활을 잘 견뎌냈고,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고 합니다. 부부는 딸 뒷바라지 하는 보람에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았다고 합니다. 졸업을 앞둔 딸이 한국에 와서 잠시 영어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합니다. 부모는 내심 첫 월급을 받았으니 키워주느라 고생한 부모에게 속옷 같은 선물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딸은 속옷은커녕 영국으로 돌아가기 바빴다는군요.



너무 섭섭해서 얘기를 했더니, 자신은 한국에 그런 풍속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더랍니다. 대외적으로는 참 자랑스럽기만 한 딸이지만 엄마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살가운 딸은 잃어버린 것입니다.



유학을 보내는 순간, 자식에 대한 한국적 기대는 버려야 했다며 이제라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곳에서 공부를 했으니 사고가 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얼마 전 유료노인요양시설에서 만난 곱게 생긴 한 70대 할머니도 미국으로 유학 갔다가 그곳에 정착한 아들이 한명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에 산다고 그 할머니가 자녀와 함께 산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유학을 보낸다는 것은 일찌감치 자녀의 손을 놓아주는, 서로가 독립적이 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실용적이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들은 부모 세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무책임하게 노후 준비도 제대로 안 하셨어요?’ 라고 ….





리봄 디자이너 조연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