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산하 FAO "국제 상품청산소 마련하면 공급 불안 해소할 것"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거래·시장총괄 디렉터 알렉산더 사리스가 어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상품 청산소(international commodity clearing house)' 구상안에 대해 언급했다.
알렉산더 사리스는 "주요 상품, 특히 곡물에 있어서 가격 급등은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이고 이를 이용한 투기세력까지 가담하다보니 가격이 더욱 왜곡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필요한 것은 국제 상품 청산소와 같은 거래 시스템이다"고 단언했다.
주요 상품 공급국가와 수요국가간 자발적 참여로 청산소를 일원화해 계약파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면 거래 불이행 위험을 없애 상품값 급변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공급차질이 가격급변에 미치는 영향은 기타 상품보다도 생존과 좀 더 밀접한 관계에 있는 곡물을 비롯한 농산물 거래에서 두드러진다며 국제상품청산소는 곡물 거래에 초점을 두고 논의 중임을 밝혔다.
실물 인도가 목적인 거래에 있어서는 단기 가격변동에 따른 수익률보다 공급을 제때에 댈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실물 인수도 불확실성만 해결하면 곡물값 급등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들이 상존해 있지만 주요 곡물거래 해당 국가들의 자발적 참여와 펀딩에 기반한다면 무리한 발상은 아니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작년 필리핀 쌀 공급차질 우려에 국제 쌀값이 폭등했으나 정작 쌀 실물인수도는 원활히 이뤄졌던 것을 예로 들었다. 이후 쌀값은 폭등분을 모두 반납하고 최근 투기랠리에서도 소외된 바 있다.
어제 7월물 만기가 도래한 설탕선물 거래에서도 이같은 공포에 기반한 가격 거품현상이 목격됐다.
몬순기후 여파로 인도 설탕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당장 7월물 결제도 힘든 상황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설탕값은 단 7거래일만에 20%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어제 7월물 만기시 실물인수도가 무리없이 해결되자 설탕값은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상품청산소가 FAO의 의도와 같은 기능을 한다면 윗방향에 캡(cap)을 씌우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곡물값 급등을 노린 투기는 한풀 꺾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자본시장내 기초자산 가격 형성에 수급요인을 제외한 외생변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국제청산소가 생긴다한들 양방향에 자유롭게 배팅할 수 있는 상품가격 단속을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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