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폴크스바겐의 인수제안을 거절하면서 독일 스포츠카 메이커들 간의 싸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포르쉐 측은 “폴크스바겐에 지분을 양도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인수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프랑크 가우베 포르쉐 대변인은 “지분 매각을 할 경우 15개 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125억 유로 상당의 신디케이트론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며 “우리가 제안을 거절한다기보다 불가능한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포르쉐측은 또 “폴크스바겐은 볼프강 포르쉐 회장에게 지분 인수 제안을 했을 뿐 거래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이사진에게는 제안을 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폴크스바겐이 자사 대주주인 니더작센 주(州)와 함께 포르쉐 지분의 49%를 40억 유로(56억 달러)에 인수하는 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폴크스바겐은 또 포르쉐가 제안을 거부할 경우 폴크스바겐이 포르쉐에게 빌려준 7억 유로를 9월까지 상환하도록 압력을 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포르쉐가 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이 두 업체 간의 싸움이 더욱 살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싸움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르쉐는 이때부터 수년에 걸쳐 폴크스바겐 인수를 목적으로 지분을 51%까지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포르쉐는 폴크스바겐의 지분을 75%까지 확대하려 했으나 주가 급락과 경기침체로 인한 자금난으로 포기했으며 현재 자금조달을 위해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 투자청과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부채규모는 90억 유로에 이른다.
시장전문가들은 신디케이트론 때문에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포르쉐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합병이 강행될 수 있으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만약 합병이 성사된다면 대출 기간과 상관없이 은행들이 변제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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