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6.1포인트(0.19%) 하락한 8322.91, 나스닥 지수는 1.27포인트(0.07%) 내린 1764.92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2.06포인트(0.23%) 상승한 895.1을 기록했다.
금융주가 선방했지만 보잉과 램버스가 급락하며 산업 관련주와 기술주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보잉은 2년간의 개발 지연 끝에 이달 말로 예정됐던 787 드림라이너의 첫 운항을 연기하면서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보잉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기체 날개 윗쪽 부분 보강을 위해 드림라이너의 운항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새 운항 스케줄은 향후 몇주간은 나올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잉의 드림라이너 시험비행은 원래 지난 2007년에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까지 포함해 총 5차례나 연기됐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복잡한 기기들을 생산하고 여객기에 집어넣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보잉의 시가총액은 드림라이너의 첫 연기가 있었던 지난 2007년 10월에 비해 현재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다.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객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안보이자 항공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US 에어웨이는 12%, UAL은 10% 미끄러졌다.
컴퓨터 메모리칩 업체인 램버스는 16%나 하락했다. 램버스가 이날 수요 부진을 반영해 2분기 매출 전망을 기존 2700만~3000만달러에서 2670만~2720만달러로 낮춰 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으로 금융주는 선방했다. 골드만 삭스와 JP모간체이스가 2% 이상 올랐으며 씨티그룹도 0.33% 상승했다.
◆美 주택판매 ↑ 주택가격 ↓..'차압증가가 원인'=미국의 기존주택판매 건수가 두달 연속 늘어나면서 표면적으로는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차압증가로 인한 주택가격 급락이 시장 회복의 발목을 붙잡는 리스크로 부각됐다.
낮은 모기지 금리와 미 정부 당국이 제공하는 세액감면 혜택으로 주택구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주택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이유가 사상 최고 수준의 주택 압류 지속으로 분석되고 있어 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5월 기존주택판매 건수는 전월대비 2.4% 증가한 477만채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482만채는 밑돌았지만 두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판매된 기존주택 가운데 3분의 1은 압류된 주택이 경매처분된 것이거나 주택담보대출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서둘러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판매된 기존주택의 중간가격은 17만30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6.8%나 떨어졌다. 사상 3번째로 큰 낙폭이다. 미국의 4월 평균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6.8%,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40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입찰 수요 'Good'=이번 국채 입찰에서는 낙찰금리가 연 1.151%를 나타내 지난해 1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비드 투 커버(bid-to-cover)율은 3.19를 기록, 지난 5차례 입찰 평균인 2.74를 넘어섰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재무부는 이날 400억달러 규모의 2년만기 국채 입찰을 실시한 것에 이어 오는 24일 370억달러 규모 국채 5년물 입찰, 25일 270억달러 규모 국채 7년물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일단 국채발행에 대한 수요가 좋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채수익률 상승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는 어느정도 해소된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오는 24일 발표되는 기준금리 성명서에 집중하고 있다.
◆포드, 닛산, 테슬라가 美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에너지효율을 위한 미국 정부의 자동차 지원책이 모습을 드러냈다. 포드와 닛산이 미 에너지청으로부터 연료 효율이 높은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자금 중 각각 59억달러와 16억달러를 지원받게 됐다. 테슬라 자동차도 4억6500만달러의 지원금을 받는다.
포드자동차는 미국 자동차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 연료효율 자동차 생산을 위한 대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제너럴 모터스(GM), 크라이슬러, 델파이 등 100여개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개발을 위해 같은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가격 강세=국제유가는 배럴당 1달러 이상 오르며 7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8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1.74달러 오른 배럴당 68.72 달러에 장을 마쳤다. 가솔린 가격은 닷새만에 처음으로 상승 반전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품 선물에 대한 대체 투자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오는 24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으로 약세를 보였다. FRB가 금리 인상 대신 국채 매입 규모 확대를 택한다면 달러화가 추가 하락하고 이는 대체투자 수단인 상품가격 상승을 견인한다.
컨플루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빌 오그래디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펀더먼털 문제가 아니다"며 "원유 시장의 흐름은 그저 외환시장 움직임만 보고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30달러(0.4%) 오른 925.80달러에 마감됐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