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하는 CEO
김자호 지음/G.STYLE 펴냄/1만원
$pos="L";$title="";$txt="";$size="275,398,0";$no="200906232208528641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건축설계사무소 간삼파트너스 김자호(64) 회장이 에세이집을 냈다. "놀면서 일하자"는 사훈(社訓)을 내세운 김 회장은 사람을 화두로 삼아 '놀면서' 깨달은 인생에 대해 부드러운 필치로 이야기한다.
그는 리더의 취미가 기업의 문화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특히 경영인의 독서취향은 그룹 전체에 영향은 준다. 리더가 무슨 책을 읽느냐는 곧 리더의 관심사가 무엇이냐로 연결된다. 리더의 정신이 문학인지 경제와 경영인지 아니면 권력인지에 따라 회사분위기가 달라진다며 눈치빠른 참모들은 리더의 손에 무슨 책이 들려있는지를 누구보다 먼저 캐치한다.
지은이는 명품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역발상과 재미가 필요하다며 농담과 재치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서 가능한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역발상'의 힘을 강조하며 한 가지 예를 든다.
한 건축기사가 공장 설계도를 완선해 고객에게 가져다 주었더니,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넓다고 자꾸 좁혀달라고 요구를 하더란다. 계단이 차지하는 공간을 줄여서 공장내부를 한 뼘이라도 넓게 쓰고 싶다는 것. 하지만 건축기사는 안전상의 이유로 계단을 도저히 더 줄일 수 없다면서도 고객의 요구를 맞춰주지 못해 괴로워하며 친구와 술잔을 기울였다. 고민을 듣던 친구 왈 "멍청한 녀석아! 짜증나면 밖으로 빼면 되잖아." 계단을 왜 내부에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비로소 자신의 평범한 능력에 실소를 터뜨렸다는 이야기다.
지은이는 임원들 워크샵이 있던 어느 날, 일부러 넥타이를 거꾸로 매고 구두는 짝짝이로 출근했다. 그런데 하루가 다 가도록 이를 눈치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답답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그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자 모두들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고. 그는 역발상은 단순하고도 재밌는 생각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을 예리하게 파악해 낼 줄 아는 관찰력과 통찰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언제 밥이나 한번 먹읍시다"라고 말한 사람과는 꼭 밥을 먹는다. 그냥 빈말이나 인사치례로 밥 먹자는 말은 하지 않는단다. 또 그는 누구든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 있느냐고 물으면 아무리 바빠도 "네, 시간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시간이 있느냐고 묻는 것은 만나고 싶다는 뜻이고, 전화로는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좋든 싫든 만나서 해결하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책은 인간관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 부끄러운 이야기도 자랑스런 이야기도 모두 솔직하고 소박하게 풀어냈다. 마당에 자주 출몰하던 도둑고양이를 마지막으로 마주친 순간, '조금 더 잘해줄 걸'하며 그 놈이 좋아하는 고등어 한 마리를 통째로 주지 못한 게 미안했다는 그의 글에서 인간경영의 비결은 역시 정(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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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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