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2' 필 미켈슨(사진)과 '잊혀진 세계랭킹 1위' 데이비드 듀발(이상 미국)이 '주연보다 빛난 조연'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미켈슨은 폭우로 파행이 거듭되면서 5일간이나 이어진 109회 US오픈(총상금 750만달러) 최종일 막판 추격전으로 매홀마다 갤러리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미켈슨은 특히 유방암 선고와 함께 현재 투병중인 아내 에이미의 "병상에서 우승트로피를 보고싶다"는 소망을 위해 이를 막물고 혼신을 다한 추격전을 전개했다.
미켈슨이 비록 이 대회에서만 다섯번째 준우승에 머무는 불운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갤러리는 이때문에 '필에게 행운을', '에이미에게 축복을'이란 격려문을 써붙여 미켈슨을 위로했고, 미켈슨은 "더 중요한 것을 배웠다"며 담담하게 코스를 떠났다.
미켈슨은 다음달 '세번째 메이저' 브리티시오픈까지 결장하며 에이미 곁을 지킬 예정이다.
듀발의 '부활'도 관심사가 됐다. 1999년 타이거 우즈(미국)에 앞서 '세계랭킹 1위'까지 장악해 당대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던 듀발은 2001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돌연 등 부상에 시달리면서 이제는 세계랭킹 882위까지 전락했다.
하지만 듀발은 이번대회에서는 4라운드 내내 우승경쟁을 펼치다가 미켈슨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해 오랜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팬들에게 확인시켰다.
"가족들에게 (내가) 골프를 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듀발은 "(부진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골프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2등이 실패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우승은 못했지만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만족해 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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