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기업공개(IPO)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 증시에 미칠 파장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 19일 산진(三金)제약의 IPO를 승인함에 따라 IPO재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산진제약은 성명을 통해 "CSRC로부터 신주 발행 허가를 얻었으며 오는 29일 선전증권거래소에서 A주 4600만주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진제약은 이번 IPO를 통해 6억3400만위안(9300만달러)을 조달할 계획이다.
중국은 금융위기로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IPO를 잠정 중단해왔고 그에 따라 33개 기업들이 IPO 심사를 통과했음에도 상장을 보류해야만 했다. 당국이 IPO를 승인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산진제약이 처음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중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음에 따라 IPO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미 54% 상승했다.
정부의 IPO 재개로 그동안 상장을 보류해왔던 기업들이 속속 IPO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IPO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의 IPO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IPO 재개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중국 증시를 60% 급락시킨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가 쏟아지는 물량압박이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결코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이미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이 발행할 신주가 144억1800만주에 이르고 이밖에도 IPO 심사 통과를 기다리는 기업들이 300개를 넘는다. 이에 따라 IPO 재개에 따른 물량압박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더욱이 올해 보호예수에서 해제되는 비유통주 규모가 지난해의 4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은 이같은 물량압박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IPO재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IPO 재개와 관련된 소식들이 계속 전해지면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는 것이다. 진정(金證)컨설팅은 "IPO재개는 시장의 자금조달 기능, 자원의 재분배 기능, 산업 업그레이드의 기능이 되살아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에 금상첨화와 같은 작용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바이링(金百靈)투자는 "이번 IPO의 최대 수혜자는 증권주"라면서 "기업들의 IPO 재개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도 IPO재개에 따른 우려에 신경쓰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첫 IPO 승인 대상으로 중소기업인 산진제약을 선택했다는 것이 그렇다. 물량압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첫 IPO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다. 서남증권의 옌리 애널리스트는 "감독당국이 중소기업을 선택한 것은 증시를 보호하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유기업의 지분 10%를 사회보장기금에 3년간 의무적으로 맡기도록 해 IPO재개에 따른 물량압박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완충장치를 마련했다. 21일 중국 재정부와 CSRC는 중국내 증시에 상장된 131개 국영기업을 대상으로 IPO 당시 발행 물량의 10%를 사회보장기금에 위탁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131개 국유기업의 현 시가총액은 639억3000만위안(약 12조원)에 달한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