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이 리튬이온전지 안전기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정부가 7월부터 새 안전기준을 도입하려고 하자 일이 자국 수출차질을 우려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기술표준원은 다음달 1일부터 소비자 안전확보를 위해 휴대용 컴퓨터, 휴대폰 등의 핵심부품인 리튬 2차전지를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의한 자율안전 확인 대상품목에 포함해 관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리튬 2차전지 제조업자나 수입업자는 출고 또는 통관전에 지정된 자율안전확인시험·검사기관으로부터 제품 모델별로 제품검사를 받아 안전 기준에 적합함을 안전인증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안전기준에 적합한 제품에는 안전마크, 자율안전신고번호, 제품의 모델명 등 자율안전 확인 표시를 해야 한다.
현재 시중 유통되는 제품의 통상적인 표시사항 외에 안전마크, 제조자명, 수입자명(수입품의 경우), 제조연월, 제품보증기간(권장사항) 등이 추가로 표시돼 소비자에게 정확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군사용, 연구장비용 등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지 않는 특수 용도의 리튬 2차전지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리튬 2차전지 제품 표시사항 변경 등 준비기간과 국내외 산업계 의견을 고려해 올 12월말까지 계도기간을 둬 자율안전 표시를 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도 행정처분 등을 유예할 방침이다.
이가운데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리튬이온 전지가 들어간 제품에 대해 한국 지정기관 인증이 필요할 경우 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일본기업들이 배척될 우려가 있다"며 "일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송재빈 기표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은 "지난해 리튬 밧데리 폭발 사고 등이 발생했으나 안전기준이 없어 문제가 됐다"며 "통상장벽을 만드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제품 안전 관리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앞두고 있어 일부 자국내 시험기관에서의 인증 제품도 인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이에 일본도 예외적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역시 공식적인 문서 등으로 요청해온 바 없으며, 일본에 대해서도 무조건 예외적인 인정을 하지 않겠다는 경직된 입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