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사북사태'에서 소요를 일으킨 광부들에게 폭행당했던 동원탄좌 노조지부장의 아내 A(69)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A씨가 소요를 주도했던 광부 B(69)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사북사태는 1980년 4월 강원도 정선군 동원탄좌 사북영업소에서 광부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유혈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광부들은 노조지부장이었던 A씨의 남편이 어용노조를 운영해 임금인상을 저지했다며 A씨를 붙잡아 폭행했다.
B씨는 2005년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받았고, 이후 세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 타결 이틀전인 4월22일 A씨를 풀어주고 병원으로 보냈다"고 했으나, A씨는 폭행과 성적 학대 끝에 24일 협상타결 7시간 후 사북부읍장 등에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가 인터뷰에서 한 진술 내용의 진위, 사건의 배경 및 진술의 전후 맥락, 진술 의도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가 폭행 및 성적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인 원고의 피해 내용과 정도를 축소 왜곡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 내용을 접하는 독자나 청취자에게 마치 원고가 입은 피해가 그리 중한 것이 아님에도 이를 과장해 민주화운동을 매도하는 것에 이용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여지도 있으므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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