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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BGI 인수, 업계 재편 물꼬 트나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산하의 자산운용 부문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내에서 자산운용사간 인수·합병이 잇따를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록은 바클레이스의 자산운용 부문인 바클레이스 글로벌 인베스터즈(BGI)를 13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모기지담보증권(MBS) 트레이더였던 로렌스 핑크가 21년 전 원룸형 오피스에 설립한 블랙록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부상했다.

블랙록은 성명에서 현금 66억 달러와 자사주로 BGI를 인수하게 되며, 이번 인수에 따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28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발행하고, 바클레이스 등 은행에서 20억 달러의 융자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 후 바클레이스는 새로운 회사 지분 19.9%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자산운용 업계에선 사상 최대 규모로 새로운 회사의 운용자산은 2조7000억 달러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또한 자산운용 대기업이 인덱스 운용과 액티브 운용을 모두 다루는 것은 블랙록이 처음이다.

BGI의 지난해 세전 이익은 금융시장의 침체로 19% 감소한 5억95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이번 BGI 인수전에서는 업계 3위인 블랙록과 함께 뱅크오브뉴욕멜론이 신경전을 펼쳤는데, 결정적으로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주가는 올들어 2.2% 오르는데 그친 반면 블랙록은 36% 올라 BGI를 차지하게 됐다.

이처럼 금융 시장 침체로 거액의 손실을 낸 은행들은 자산운용부문 매각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백악관이 자기자본 비율을 확충하도록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자산 매각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다.

UBS와 크레디트 스위스, 모건스탠리 등 대형 은행들은 지난 1분기 세제전 손실을 기록하는 등 펀드에서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 왓슨 와이어트는 "자산운용사들의 올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0% 낮다"고 전했다.

경기 하강으로 기업들은 비용 감축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은행들은 은행들의 수입구조가 과평가됐다고 토로한다. 자산운용사는 주가가 떨어지면 펀드에서 자금의 순유출이 발생하고, 자산운용에 따른 수수료도 감소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오해를 받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번 블랙록의 BGI 인수를 기점으로 자산운용업계의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매각을 통해 얼마나 많은 자본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금융권의 공통된 관심사다.

또 이번 인수가 은행에 귀속된 자산운용업을 독립된 펀드운용사로 업계 구조를 개편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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