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개성공단 진출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면 철수를 선언한 S사는 북한 내에서 기술력 확보와 생산성 모두에 있어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구로동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1994년 설립 이래 국내 유명 캐주얼, 여성복 브랜드에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모피의류를 납품해 온 업체.
자체 생산이 아닌 모피 가공·봉제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는 연간 20억원 내외로 파악된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S사는 2년 전 아파트형 공장에 임대로 입주한 소규모 모피 생산업체"라며 "올 3월 북측의 출입차단 문제가 반복된 이후 다시금 남북관계가 갑작스레 경색 국면에 빠져들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공단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특히 일반 의류가 아닌 고가의 모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여려움이 가중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천을 다루는 봉제업과 달리 가죽을 다루는 작업은 숙련된 기능을 필요로 하지만 개성공단 내 근로자들을 교육하는데 한계가 있어 불량률이 높았고, 경기불황 등으로 모피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도 문제점으로 작용했다.
특히, 올 들어 북측의 개성공단 통행 차단과 남북관계 악화로 불안감을 느낀 바이어들이 주문 자체를 꺼리면서 S사로서는 개성공단을 통해 임가공비를 아끼려다 고급 원단으로 만든 제품을 제 때 납품하지 못해 더 큰 손해가 발생하는 형편이었다.
한편으로는 개성공단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상황이다 보니 쉽게 철수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S사의 경우 계약기간이 끝나면 보증금만 받고 사업을 접을 수 있는 구조"라면서 "반면 수십억의 자산을 투자해 토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지은 일반 입주기업들은 쉽게 사업 포기를 결정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S사의 개성공단 철수와 관련해 개성공단기업협회 측은 사태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유 부회장은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안타깝고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S사의 경우 소규모 업체인데다 특수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다른 입주기업들의 동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는 11일 북측이 개성공단에 대한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기업들의 판단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해 근로자 임금문제 등 북측과의 협의 결과가 상당히 비중 있게 작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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