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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사대치 '폭풍전야'

노사간 교섭 무산 공권력 투입 임박, 물리적 충돌 시 대형 참사도 우려


계절은 바야흐로 봄이지만, 쌍용차 평택공장은 오히려 얼어붙고 있다. 살 얼음이 언 강 위를 노사가 함께 걸어가는 형국이다. 자칫 걸음이 흐트러지면 얼음이 깨지고 모두 물에 빠진다.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측의 정리해고 단행 시한이면서 공권력 투입 요청 시점인 8일. 마지막 수단으로 여겨졌던 노사간 교섭이 결국 무산됐다. 송명호 평택시장은 물론 추미애 의원까지 나선 노사정위를 통해 8일 이전까지 대화채널을 재개키로 합의했던 노사는 결국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았고 평택공장을 둘러싼 팽팽한 긴장감도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결사의 각오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공장 입구가 컨테이너와 바리케이트로 봉쇄된 가운데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조합원 및 조합원 가족 1000여명이 공장 내부에서 농성하고 있다. 쇠파이프 등 둔기는 물론 볼트를 사제총처럼 쏘는 '새 총' 등도 모습을 보이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측 역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쌍용차 노사간의 문제가 아니라 채권단과 채무자의 문제이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쌍용차의 입장이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인력을 감축하고 생산을 재개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은 만들어보지도 못하고 회사가 문을 닫게 된다"고 토로했다.

노사 모두 한 발도 물러날 수 없는 낭떠러지에 몰린 상황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회사가 통보한 구조조정 대상 1056명이 앉아서 잘릴 판이며 사측은 구조조정 외에는 살 길이 없는데 노조가 기어올라가려는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노조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도 직장폐쇄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는 사측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영태 쌍용차 공동 관리인은 "노조의 주장은 1000여명을 살리자고 7000명의 전체 노동자가 같이 죽자는 것"이라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여전히 대화채널을 열고 노조가 농성을 풀 경우 구조조정 시점을 늦추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이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용산 참사'에 준하는 대형 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부도 강제해산 시점 결정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인화성 가스가 가득해 화약고나 다름 없는 도장공장은 물론 유류고 등에 불이 붙을 경우 역사상 최악의 진압 사례로 남을 공산도 높다. 특히 농성 중인 노조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가족 등이 피해를 입을 경우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높아진 반정부 감정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도 있어 정부로서도 쉽게 공권력 투입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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