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 40개중 두산 금호아시아나 STX 등 9개집단의 실제 부채비율이 400%를 넘길 정도로 재무상태가 나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부채비율 400%는 10여년전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의 부채비율 수준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3일 "작년 말 기준 4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9개집단의 부채비율이 400%를 초과하는 것으로 계산됐다"며 "GM대우, 삼성테스코 등 4개집단은 부채비율이 500%를 넘었고, 금호아시아나, 두산, STX, 코오롱 등 5곳은 400~500%에 달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4일 열리는 한국경제학회ㆍ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주최 심포지엄에 앞서 3일 공개한 '기업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방향' 발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 분석에 따르면 40개 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은 175.73%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평균 부채비율 109.96%보다 65.77%포인트 높았다.
그는 "공정위가 기업집단 계열사들의 재무제표상 부채와 자산을 단순 합산해 부채비율을 계산한다"며 "이번에는 기업집단 최상위 회사의 연결 재무제표를 합산한 뒤 포함되지 않는 국내 계열사의 개별 재무제표를 더하고 계열사간 출자 등 내부거래를 빼는 '연결합산'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계산하면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집단은 23곳이었고, 전년대비 부채비율이 100%포인트 이상 높아진 집단도 12곳이나 된다.
김 교수는 "최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초 14개였던 주채무계열 약정대상이 11곳으로, 다시 9곳으로 줄어든 데는 현 정권과의 친밀도나 기업 로비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개입을 줄이고 투명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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