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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대통령 국민장]'노란수건' 압수…통제공화국?



영결식 때 '노란수건' 입장 불가…이종석 전 장관 '분통'
노사모가 땀 닦으라며 나눠줘
시민들 "대한민국은 통제 공화국"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때 경찰이 영결식 참석자들의 노란 수건을 압수한 것을 두고 '지나친 통제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장례기간 중 경찰이 서울광장을 통제한 데 대한 비판 여론과 맞물려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대한민국이 어느새 '통제 공화국'이 돼버렸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29일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뜰에서 엄수된 영결식 직전, 일부 참석자들은 노란 수건을 손에 든 채 입장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검색대에서 경찰로부터 입장을 제지 당했고 결국 노란 수건을 압수당한 뒤에야 입장이 가능했다.

때문에 검색대 아래 '물품 보관함'에는 순식간에 노란 수건 수십 개가 쌓이기도 했다.

문제의 노란 수건은 경복궁 인근에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이 영결식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물건.

이들은 영결식 시간이 볕이 뜨거운 한낮이라는 점을 감안해 참석자들에게 '땀을 닦고 볕을 가리는 데 사용하라'며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수건을 무료로 건네줬다.

경찰이 노란 수건을 압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을 통해 기자들에게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입장과 동시에 자신을 향해 기자들이 몰려들자 "입구에서 노란 손수건도 못 들고 들어오게 한다"며 "노란 물건도 못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 전 장관은 또 "경찰에 근무지침을 보여달라 했는데 그런 근무지침이 어디 있겠느냐"며 "노란 수건 하나 갖고 들어오지 못하는 것에 대해 기자 여러분들도 한 번 생각을 해 보셔야 한다. 직접 가서 한 번 확인해 보시라"고 일러줬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위에서 내려온 지침"이라고만 할 뿐 더 이상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

노제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광장을 찾은 한 시민은 "말이 안되는 일"이라며 "날씨가 더울 테니 땀도 닦고 눈물을 훔치는 데도 사용하라며 나눠준 건데 이를 못 가지고 들어가게 한 것은 지나쳤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사도 못하게 하고 서울광장에 분향소 마련도 못 하게 하는데 왜 그리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이 언제부터인가 '통제 공화국'이 돼버렸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장의위원회 행정안전부 쪽 한 관계자는 "경건하고 엄숙하게 영결식을 치르려 한 것일 뿐 별다른 통제 의미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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