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숨고르기 명분...다음 대비하자
요즘 한마디로 '뒤숭숭'합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가슴 아파하는 사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국제 사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불난 집에 폭탄을 던진 꼴' 이라며 형제 나라를 원망하는 목소리를 냅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따름입니다.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태죠. 뚜렷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며 갈팡질팡하던 이번주에는 특히 지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전일 장중 한때 135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 지수는 1392p로 마감하는 등 이번주 들어 평균 장중 변동폭이 무려 57.5p에 달했습니다. 올해 평균 변동폭인 28p의 두 배 수준이죠.
북한발 리스크는 얼마나 갈까요.
과거부터 수차례에 걸쳐 불거져 왔던 북한 이슈는 펀더멘털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리스크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 방안으로 미국 정부가 금융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상황이 악화될 여지가 많은 상황입니다. '남북한 충돌'이란 흉흉한 얘기마저 들립니다. 북한 문제로 인한 변동성 확대의 추가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죠.
주식 시장에서는 꾸준히 매매가 이뤄지고 투자자들 역시 투자 대상을 물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 관련주 혹은 남북 경협주가 또다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전쟁 관련주에는 빅텍과 휴니드, 스페코, 퍼스텍, HRS 등이 거론됩니다. 빅텍은 전자전시시스템과 특수 전원 공급 장치를 제조하는 회사랍니다. 최근 증시에서 거래량은 가히 폭발적인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상한가로 급등하는가 하면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로 곤두박질하는 등 변동성도 크게 확대된 상태입니다.
방산 장비 제조사 스페코와 초정밀분야 방산 전문 및 얼굴 인식 전문업체 퍼스텍 등도 궤를 같이 하는 모습입니다. 군사용 통신장비업체 휴니드는 홀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로만손과 좋은사람들, 선도전기, 대원전선, 제룡산업, 현대상선, 샤인시스템 등은 남북 경협주로 분류됩니다. 이들 종목은 5~6거래일째 파란불을 켜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눈을 돌릴 만한 시점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대내외적인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면서 변동성 확대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 하락 시 대형 우량주 위주의 접근을 권고하는 요즘입니다. 개미들의 무분별한 추격 매수는 리스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근이라는 얘깁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측면에서 지수 흐름은 직전 고점을 상단으로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일 수 있다"며 "단기 트레이딩 차원에서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중ㆍ소형주보다는 대형주 등 변동성 확대 위험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된 종목군 중심의 매매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합니다.
숨고르기 명분이 주어졌다며 이후를 준비하자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수리로 가늠하기 어렵지만 전례를 보면 연속성을 갖는 이벤트가 아니라며 다만 기술적으로 가파른 상승 이후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에서 발생한 이벤트로 뉴스의 흐름이 연속적이기 때문에 주식을 서둘러 살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쉬고 싶을 때 얻은 숨고르기 명분인 만큼 명분이 소진될 때까지는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반등 시 대응할 수 있는 자금과 아이디어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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