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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소제약 CEO의 당돌한 도전

[인터뷰]윤성태 휴온스 대표이사 부회장


수백 개의 제약업체들이 난립하면서도 모두들 그럭저럭 먹고 사는 건 건강보험이란 안전막 때문이다. 그래서 보험은 안전막이면서 동시에 생명줄이다. 보험체계의 작은 변화는 어떤 이에게 사형선고와 같다.

카피약에 의존하는 영세 제약사까지 '끌고 갈 수 없다'는 정부의 생각은 보험체계 개혁으로 현실화 되고 있다. 매출 1000억원 안팎의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은 정부 의도대로 신약을 만들든가 구조조정 되든가 기로에 서있다.

하지만 신약개발이 말처럼 쉬운가. 현실은 진퇴양난처럼 느껴지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전형적 중소제약사 휴온스가 그런 회사다. 창업주 아들로서 12년전 회사를 물려받은 윤성태 부회장을 6월 10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휴온스 제천 신공장에서 만났다.

"가슴이 뜁니다. 준공식 축사를 읽으면서 울지도 몰라요. 번듯한 공장 하나 못갖춘 작은 제약사라는 선대의 한이 풀리는 날입니다."

윤 부회장은 제천 공장에 거의 600억원을 투자했다. 일부에선 무리한 투자라 했다. 경기까지 나빠졌으니 멋진 공장 짓고 회사 문 닫을지 모른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상위 제약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주사제 용기 등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아왔습니다. 공장이 협소해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된 거죠. 투자를 많이 했으니 이익률은 좀 떨어질 수 있지만 준비를 착실히 해 온 탓에 큰 우려는 없습니다."

늦은 나이에 제약업계에 합류한 윤 부회장은 남들과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안전한 카피약에 의존하지 않고 새 시장을 찾았다. 일찌감치 웰빙시장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비만약, 태반주사제 등 시장개척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12년전 매출 60억원, 순익 8000만원이던 휴온스는 744억원 매출에 순익 123억원의 알짜배기 회사가 됐다. 하지만 윤 부회장의 꿈은 틈새시장에서의 700억원짜리 성공이 아니다.

"기존 공장의 시설수준이 낮아 선진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우리와 거래하던 미국 업체가 의약품도 수입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현 수준에선 미국 승인을 받지 못할 게 뻔했죠. 바이어를 확보하고도 수출을 못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제 휴온스는 중견제약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한 것입니다."

제천 공장은 선진국 기준에 부합하는 cGMP 수준으로 지어졌다. 모든 장비가 최신식이다. 공장 준공을 앞두고는 휴온스의 생리식염수 용기가 미FDA에서 시판허가를 받는 쾌거까지 겹쳤다.

공장을 완공하기까지 돌발 상황도 많았다. 지난해 가을 환율이 갑자기 뛰면서 장비 수입에 애로를 겪었다. 이 은행 저 은행 뛰어다니며 통사정을 할 수밖에 없었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해 기계를 사올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어렵게 지어진 신공장 앞에서 윤 부회장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옛이야기를 그만하고 싶어했다.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이냐 물었다.

"제약회사 CEO의 꿈은 신약이죠. 내 손으로 만들어 보는 게 정말 꿈입니다. 꼭 이루고 싶습니다. 그리고 경영을 못해서 직원에게 피해가 가는 그런 상황을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것. 그게 나의 꿈이자 약속입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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