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난세에 태어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시대가 어지럽고 상황이 어려울 때 지혜와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두각을 나타내며 어려운 일을 해낸다는 뜻이죠.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하는 기업은 결국 살아남게 되고 그 이후에 더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됩니다.
현재 종목별 주가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이유없이 폭등하는 종목, 여러가지 재료에 의해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묵묵하게 평가를 받으면서 꾸준히 올라는 종목이 바로 유통주입니다.
신세계, 롯데쇼핑은 유통업계 막강 라이벌이죠. 이를 통해 이들 주가도 서로 경쟁을 벌이기라도 하듯 상승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세계 주가는 50만원에 바짝 다가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융위기를 맞은 10월8일 50만원선이 붕괴되면서 주가가 크게 밀려났습니다. 오히려 실적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호조를 보였지만 주가는 경기 침체 분위기와 주식시장 악화에 휩쓸려 갔습니다. 40만원대 주가는 2006년의 수준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실적은 2006년에 비해 좋아졌죠. 2006년말 연결매출은 9조원대였습니다. 지난해는 11조원을 넘어섰구요. 이익도 1400억원 가량이 늘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자리수대 실적 개선 추세가 전망되고, 신규출점에 따른 경제규모와 PL상품의 호조, 중국 신규출점의 영향까지 더해져 안정성와 성장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신세계 목표주가를 60만원 선으로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11월12일 76만원의 고점을 찍으면 80만원선까지 내다봤던 시기는 아니더라도 60만원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만 한것 같습니다.
롯데쇼핑의 주가는 25만원수준이네요. 롯데쇼핑은 실적면에서 신세계보다 앞섭니다. 하지만 주가는 신세계의 반토막 수준입니다.
롯데쇼핑은 2006년 상장한 이후 공모가 40만원을 밑돌았고 지난해 폭락장 떄는 3분의 1수준인 11만5000원까지도 떨어졌습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수경기침체에 따른 유통업체들의 실적 악화를 우려했지만 1분기 실적이 약 8.4% 성장하면서 실적 우려감을 불식시켰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각종 매크로지표들도 바닷을 벗어나 턴어라운드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경기수혜주로 롯데쇼핑을 꼽았습니다. 목표주가는 33만7000원으로 30만원을 넘어섰네요.
하지만 하반기 엔고현상과 원화약세 완화로 백화점 수혜가 부재하다는 판단에 롯데쇼핑이 소비경기에 고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합니다.
유통업체들은 2010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8.7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로 KOSPI(PER 9.7배, PBR 1.1배) 대비 할인되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하반기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실업률 ▲원화약세가 진정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수혜 감소와 내국인 해외 소비증가의 가능성 ▲계속되는 프로모션 및 할인 행사로 인한 이익률 감소가 전망됩니다.
과연, 상반기에 그나마 선방한 유통업체들이 하반기 어려운 시기를 거칠 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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