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2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데 반해 한국에서는 새 질병이 별로 맥을 못 쓰면서 김치 덕분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던 수녀 A 씨(51세)는 4일 퇴원을 하면서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해 "감기보다는 약했고, 독감보다도 크게 심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추정환자로 분류된 2명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현재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
이 때문에 지난번 AI(조류독감) 유행 때와 마찬가지로 김치가 테마로 떠올랐다. 한국인들이 매일 먹는 김치 때문에 잘 났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치유산균(바이셀라 코리엔시스)으로 마늘을 발효한 제재가 인플루엔자 치료에 탁월하다는 보고가 때 맞춰 나오고, 2005년에 나온 서울대 강사욱(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강 교수팀은 '루코노스톡 김치아이(Leuconostoc Kimchii)' 배양액이 조류독감, 뉴캐슬병, 기관지염 등에 걸린 닭에게 뚜렷한 치료효과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식생활보다는 바이러스자체의 특성과 생활환경 더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일 전세계 감염자 수가 21개국 1085명이라고 전했다. 빠른 감염 속도에 비해 사망률은 낮다. 멕시코 25명와 미국 1명이다. AI가 2003년 말부터 2008년 2월까지 유행, 감염자 376명 중 238명이 철망한 것에 비하면 턱없다. 애초부터 큰 독성이 있는 질병이 아닌 것이다.
또 식생활 이외의 위생상태와 경제적 능력이 병에 영향을 미친다. 박승철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염병은 원래가 빈민병ㆍ가난병이다"고 지적했다. 잘 먹지 못하면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을 뿐더러 가난하면 생활공간이 좁고, 병원도 못 가기 때문에 병이 커진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의 다른 관계자도 "김치 등의 음식이 질병을 낫게 한다는 설은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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