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자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판도 변화를 이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시를 닷새 앞둔 청약종합저축은 이미 사전 예약자가 13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300만∼400만 가입은 무난할 전망이다. 기존의 청약저축, 청약예금ㆍ부금 가입자 모두를 단박에 뛰어넘을 기세다.
만능통장 가입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청약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대기 수요자의 증가를 뜻한다. 대기 수요자가 늘어나면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고 열기도 그만큼 뜨거워진다.
만능통장이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종합저축통장은 종전의 청약저축, 청약예금ㆍ부금과 달리 공공ㆍ민영아파트 등 청약자격에 제한이 없다. 유주택자나 무주택자 구분 없이 통장가입이 가능하고 20세 이하 어린이나 청소년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만능통장 1순위자가 되려면 월 최소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일정한 금액을 2년 동안 적립해야 한다.
이달 만능통장에 가입한 경우 1순위자가 되는 시기는 2011년 5월이 된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청약에 나서는 것도 이때부터다.
이렇게 2년여의 시간이 지나 통장가입자들이 1순위 자격을 얻고 만 18세 이상 청소년들이 청약자격을 얻는다면 청약열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가 부동산 활황기와 상승기와 맞물린다면 상당한 폭발력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20세 이하 가입허용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국토해양부는 20세 이하 가입허용 이유를 1∼2인 가구수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 변화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인 가구는 작년 기준 714만명으로 추정된다. 결국 잠재적 수요자가 많고 이에 따라 주택형, 청약 경쟁률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물론 실제 청약시에는 해당 주택형에 따른 자격요건이 엄격히 적용되기 때문에 가입증가가 청약경쟁 심화를 곧바로 야기하지는 않는다. 가입자 수만으로 당장 청약시장이 큰 변화를 맞기에는 허수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이 초기에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당장 주택청약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고 말했다.
한편 청약종합저축은 2년 이상 가입할 경우 금리가 4.5%로 현재 시중금리보다 높고 20세 이하 가입이 가능해 증여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장기저축 수단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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