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인플루엔자(SI)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SI 소식 이후 삼겹살, 뼈해장국, 보쌈 등 돼지고기 취급 음식점들의 매출이 평소의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수입 돼지고기와 뼈를 사용하는 저가 삼겹살 음식점과 뼈해장국집은 개점 휴업 상태다.
대한양돈협회측이 "국산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며 국산 돼지고기 안전성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 잠실에 사는 주부 최모(여ㆍ45)씨는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섭씨 70도 이상으로 가열해 조리하면 죽는다고 들었지만 여전히 찜찜한 마음"이라며 "더욱이 사망자와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고 사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돼지고기 유통업체들도 매출 감소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불황과 고환율로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돼지독감으로 소비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햄제품 '스팸'을 판매하고 있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소비가 부진해 식품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로 육가공품 소비가 더욱 악화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국내 가축 사육농가도 사태 재발을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내산 '봉침돈(豚)'을 판매하는 삼겹살전문점 떡쌈시대 관계자는 "돼지독감의 불똥이 어떻게 튈지 안심할 수 없다"며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국내산을 사용한다는 홍보를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마트에서 돼지고기 매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28일 돼지고기 매출이 전주 같은에 비해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에서도 27일 돼지고기 매출이 전주 대비 8.0% 감소해 전일인 26일 매출이 전주 대비 2.8% 감소한 것에 비해 감소 폭이 더욱 컸다.
한편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위생용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향균 핸드워시나 손소독청결제 등 손 제정제는 전주 대비 35%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또 구강 청결제나 마스크 매출도 각각 19%, 5% 증가했다.
GS마트는 지난 27~28일 이틀간 구강청정제, 세정제 등의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보다 크게 올랐다. 손 소독 세정제인 데톨의 매출액도 전주보다 4.0%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동안 손세정제 매출이 전주 대비 20% 신장했다.
또 닭고기와 오리고기, 수산물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지난 25~26일 이틀간 전주 동기 대비 11.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마트의 닭고기 매출은 전주대비 2.7% 신장했으며 갈치와 고등어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50.4%, 48.7% 늘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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