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美소비자기대심리지수 개선에 상승 반전..SI·금융기관 자본확충 우려는 여전
돼지인플루엔자(SI) 우려로 하락 개장했던 뉴욕증시가 장중 소비자기대심리 지수효과에한차례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다시금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장중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짝 내비쳤지만 BOA가 700억달러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 등 금융권 자본 확충 필요성에 대한 불안으로 씨티, BOA 등의 금융주가 하락세를 견인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시간 오후 5시19분 현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8.05포인트(0.10%) 하락한 8016.95를, S&P500지수는 2.35포인트(0.27%) 내린 855.16을 기록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60포인트(0.33%) 하락한 1673.81을 나타냈다.
◆돼지인플루엔자와 금융권 우려 악재
이날 뉴욕증시는 돼지인플루엔자의 감염 확산과 더불어 금융권에 대한 우려감이 재개되면서 장막판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은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을 언급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5.9% 이상 급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270억달러의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채권단의 주장에 11%나 하락했다.
GM은 오는 6월 1일까지 새턴브랜드 매각을 위해 입찰제안을 접수하기로 했으며 씨티는 일본의 브로커리지 증권 부문인 닛꼬코디얼증권을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에 매각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미 신용평가사인 프리드먼 빌링스 람시(FBR)는 자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BOA가 많게는 700억달러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돼지인플루엔자도 악재로서의 위력을 여전히 발휘했다. 미국에서 SI발병률이 하루만에 20건 이상이 추가로 발병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돼지인플루엔자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날 미국에서 가장 큰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주가는 돼지인플루엔자(SI) 확산에 여행수요가 급감하면서 9.9%나 떨어졌다.
◆소비자기대지수 호전, 주택가격 하락도 완화
이날 미국에서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한 결과를 나타냈다. 미국의 4월 소비자기대지수는 전월 26.9보다 큰 폭 상승한 39.2를 기록해 지난 2005년 11월 이후 최대폭 오른 수준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경기회복이 점차 진행되면서 주식시장 회복과 모기지금리 인하, 고용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에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주택 가격 하락폭도 완화됐다. 미국의 20여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을 조사한 올해 2월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는 전년대비 18.63% 하락했다. 전월의 19% 하락에 비해 다소 낙폭이 줄어든 셈이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매월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최저 수준을 경신했던 주택 가격이 바닥을 찍고 하락 속도를 줄임으로써 경기 회복 기대감을 심어줬다.
◆유가 하락..원유 재고량은 증가
국제유가는 돼지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경기가 악화될 경우 오일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이틀째 내렸다. 돼지 인플루엔자로 원유 뿐 아니라 금, 구리 가격도 일제히 아래로 향했다.
뉴욕시간 오후 2시 44분 현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원유는 22센트(0.4%) 하락한 배럴당 49.92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증가했다.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 3억7060만배럴에 비해 180만배럴이 늘어났다. 이는 지난 1990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재고량이다. 원유수입량은 전주 986만배럴에서 하루에 46만4000배럴이 증가해 지난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화, 美지표개선에 유로대비 약세
달러화는 미국의 4월 소비자기대지수가 상승하면서 유로대비 약세를 기록했다. 경제지표 개선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다소 완화됐다. 다만 BOA와 씨티에 대한 우려감은 남아 있는 만큼 약세 추세가 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28일 뉴욕시간 오후 4시 01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0.8% 내린 1.3142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126.74엔으로 0.5%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96.44엔으로 0.4% 하락했다.
SI의 발원지인 멕시코로 시선이 쏠리면서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페소화는 모처럼 달러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약세를 보인지 사흘만에 멕시코 정부가 경기부양책에 SI발병 및 제한에 대한 계획을 포함시키면서 소폭 올랐다.
페소·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6% 하락해 달러당 13.8364페소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일 이후 가장 낮은수준이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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