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 후폭풍에 미 금융주 부실자산 우려까지
코스피 지수가 1300선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장을 마감했지만 한 때 1300선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지난 24일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추가 상승 모멘텀에 목말라있던 코스피 시장에서 돼지독감의 후폭풍과 미 금융주의 부실자산 우려감이 불어닥치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돼지독감의 경우 전날에는 일부 의약품 관련 종목을 상한가로 이끄는 등 '테마주'의 역할을 해 냈지만, 우려감이 불어닥친 이날 시장에서는 차익실현의 1번 주자가 되면서 매물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금융주 역시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나 씨티그룹 등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금융주에 대한 우려감이 재차 고개를 들었고, 이것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그나마 프로그램 매매에서 4000억원 이상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수급 측면에서 한 몫을 담당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기에는 크게 부족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수급선으로 불리는 20일 이동평균선(1319)을 크게 하회했을 뿐 아니라 심리적인 지지선 1300선마저 일시적으로 붕괴하는 등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코스피 지수가 13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9일 이후 약 3주만에 처음이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9.59포인트(-2.95%) 내린 1300.24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1900억원(이하 잠정치) 규모를 순매수하며 매물 소화에 적극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각각 600억원 규모의 매물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기관은 이날까지 17거래일째 매도 공세를 이어왔고, 코스피와 코스닥, 선물시장 등 3대 시장에서 모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시장 전체를 하락세로 이끌었다.
외국인은 닷새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 및 씨티그룹 등의 추가 자본확충설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매도로 돌아서 국내증시가 마냥 의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300계약의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장 중 내내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갔지만 이미 상당량의 차익매물을 쏟아낸 프로그램은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거래 4000억원, 비차익거래 865억원 매수로 총 4900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한 가운데 의약품(-5.26%), 증권(-4.59%), 유통업(-4.47%), 은행(-4.31%)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의약품의 경우 돼지독감 수혜를 입으며 강세를 보였지만 이에 대한 차익매물이 강하게 쏟아져나오며 큰 낙폭을 보였고, 증권 및 은행의 경우 미 금융주에 대한 불안감으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1만원(-1.71%) 내린 57만5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포스코(-4.04%), 현대중공업(-5.02%), LG전자(-1.96%), 현대차(-2.59%). 신한지주(-3.4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250원(0.97%) 오른 2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5종목 포함 127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13종목 포함 724종목이 하락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5% 이상 급락하며 480선을 무너뜨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6.60포인트(-5.26%) 내린 479.37로 거래를 마감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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