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미분양, 재건축 경매 '훈풍'
부동산시장에 부자들이 돌아왔다. 최근 '뭉칫돈'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50억원 이상의 초고가 미분양 주택 구입이 팔려나가는가 하면 경매시장에서도 고가주택 낙찰이 잇따르고 있다.
'큰 손'들의 시장 유입은 시중 유동자금 증가 및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초고가 미분양 '훈풍'= 서울 서초구 대법원 건너편 대리석으로 외벽이 마감된 견본주택(모델 하우스)이 서 있다. 한화건설이 서울 성동구 뚝섬에 짓고 있는'갤러리아 포레'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하우징 갤러리'다.
233~377㎡형 230가구로 이뤄진 주상복합 아파트로 국내 최고 분양가를 자랑한다. 3.3㎡(1평)당 3971만~4598만원에 달한다. 최소 27억3966만원(233㎡형)부터 최고층(45층, 펜트하우스)는 52억5200만원(377㎡형)까지 1%를 위한 아파트다. 이에 견본주택을 둘러보려면 예약까지 해야한다.
이 아파트는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한동안 미분양상태였다. 하지만 계약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보름새 수십채가 거래됐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문의전화는 물론 계약률도 늘어나 현재 50% 정도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전했다. 시공사인 한화건설이 화색이 완연하다.
반포동 레미안 퍼스티지의 경우도 최고 26억원까지 호가하는 대형 평형(전용 222.15㎡)의 계약률이 늘어났다.
해외동포를 초청해 판촉을 벌이는 등 미분양 해결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삼성물산은 "분양 계약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그간 수요가 없었던 대형형평에 대한 계약률이 늘었다"고 밝혔다.
◇경매시장 초고가 주택도 잇따라 '호황'= 지난해 1월에 경매 매물로 나온 감정가 38억원의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233㎡형은 지난달 32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매물에 응찰한 이는 총 5명으로 낙찰가에서 조금 안되는 금액을 불렀다.
지난 8일에는 같은 아파트 152㎡형의 경매가 진행됐다. 감정가는 22억원이었고 4명의 경쟁자 중 19억3770만원을 적은 이가 낙찰받았다.
여기에 지난 6일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아파트 107㎡형은 감정가가 8억5000만원이었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11억5659만원에 낙찰됐다. 이 매물에 몰린 사람은 총 35명으로 시세(11억5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에서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이는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고가주택으로 옮겨 붙은 불길은 다른 상품으로도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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