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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새 테마 등장, '스마트 그리드'

완연한 반등 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에 또 하나의 새로운 테마가 등장했습니다.

어제(22일) 증시를 주도한 '스마트 그리드' 관련 주식입니다.

관련주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면서 코스닥지수 500선 재탈환을 도왔고 코스피지수도 1.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지능형 전력망)가 도대체 뭘까요?

쉽게 말하면 기존의 재래식 송배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차세대 전력망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력망을 디지털화하는 것이죠.

스마트 그리드를 활용하면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화 할 수 있어 필요한 곳에 적절히 전력을 투입하고 남게 될 경우 전력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전력량을 항상 체크할 수 있어 전기 절약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이산화탄소 등을 감소시킬 수 있으니 친환경이라고도 할 수 있고 전기요금도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인 셈입니다.

이 스마트 그리드를 정부가 정책적으로 도입키로 했습니다. 그것도 미국과 함께 말입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21일 미국과 지능형 전략망 연구개발 관련 협력방안을 추진 중이며 오는 6월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사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하고 2011년에는 시범도시를 등장시킨 뒤 오는 2030년에는 국가적인 망을 갖춘다는 계획입니다.

스마트 그리드는 세계적으로는 2015년 이후 매년 2000억달러 규모의 시장 창출이 예상되는 '블루오션'이기도 합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22일 증시는 그야말로 테마 열풍이 불었습니다. 줄기세포 등 바이오, 발광다이오드(LED)에 이어 또 한번 투자자들의 마음에 제대로 불을 당겼습니다.

가장 먼저 누리텔레콤옴니시스템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습니다.

누리텔레콤은 무선 통신망인 '지그비(Zigbee)' 기술을 이용한 지능형 원격검침시스템을 개발, 상용화하는 등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스마트 그리드'의 핵심사업인 원격검침시스템을 한국전력에 100% 독점 공급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상한가는 물론이거니와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아 거래가 부진할 정도로 강한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옴니시스템은 국내 디지털 원격검침 계량기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입니다.

일진전기 역시 기존 판매하고 있는 송·배전 전력망에 정보기술(IT) 기술 개발로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진출한 곳으로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관련주가 거론됐습니다.

비츠로시스는 전력계통의 원활한 운전, 계통상태의 계측, 감시 및 이상 상태시 보호를 목적으로 적용되는 복합형 첨단 개폐장치인 폐쇄형 가스절연 개폐장치를 국내외 전력계통에 공급하는 업체입니다.

'전력'이 들어가면서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본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려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습니다.

보성파워텍, 선도전기 등도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그린어지도 11% 이상 주가가 뛰었습니다.

포스데이타(10.90%), 삼화콘덴서(14.94%), LS산전(14.65%), 위지트(14.46%) 등도 관련주로 거론되며 일제히 10% 이상 폭등했습니다.

점차 증시에 자금이 몰리는 현실에서 이런 새로운 테마는 각광받을만 합니다. 정부가 앞서 나섰고, 미국 등 외국에서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소식이니 기대감이 부풀 수 밖에 없겠죠.

그러나 전문가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입니다. 실제로 옴니시스템 정도 외에는 아직 실질적인 수혜주로 보기는 어렵고 이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테마에 올라탄 상당수 업체들은 진정한 '스마트 그리드' 수혜주로 보기 어렵다"면서 "실적으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무분별한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그럼에도 당분간 이 열풍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뭉칫돈이 점점 증시로 몰려오고 있다는데 딱 좋은 타이밍에 재밌는 테마가 생겼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종목에 대한, 테마에 대한 현명한 분석과 함께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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