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재판 개입 논란 파문을 논의하기 위한 전국 법관워크숍이 2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렸다.
법원 현안을 토론하기 위해 전국 각급 판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회의에 앞서 각급 법원의 의견을 사전 수렴한 결과 신 대법관이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법원 등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충남 천안시내 한 리조트에서 서울고등법원 4명, 서울중앙지법 6명 등 전국 각 법원을 대표하는 75명의 판사들이 모여 법관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사법행정 운영방식 및 법관 인사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등 폭넓은 주제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그러나 재판개입 의혹을 일으킨 신영철 대법관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워크숍에 앞서 실시된 각급 법원의 판사들을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 결과에 따르면 신 대법관의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울 북부지법의 한 판사는 "대법원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공감하며 신 대법관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고, 서울동부지법 한 판사도 "신 대법관이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한 판사도 "신 대법관의 사퇴거부는 정치적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재판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은 불신을 초래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용훈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한 판사는 "이번 사태는 신 대법관 개인만의 책임이 아니다"며 "대법원장이 국민 또는 법관에 대해 사과표명을 하는 방식으로 책임분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 대법관이 대법관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은 없었다.
한편 대법원은 내달 1일에는 대법원 회의실에서 이용훈 대법원장 등 전국 법원 수석부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같은 달 29일에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법원장 31명이 모여 이날과 유사한 안건으로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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